전남 동부권-서부권 대결, 이번엔 누가 이길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2 10:01
  • 호수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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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광역단체장 격전지 8곳 집중분석-전남] 16년간 서부권 도지사 배출…인구 밀집 동부권 유리한 측면도 있어

 

“출마를 희망하는 인재들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2016년 4·13 총선 전후 호남에 불어닥친 ‘국민의당 돌풍’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도내 인사들이 줄줄이 복당해 출마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2~3개월 동안 도당이 처리한 복당 심사 건수가 2000건에 이른다.

 

이낙연 지사가 국무총리직을 맡아 떠난 후 ‘무주공산’으로 남은 전남지사 자리에도 잔뼈 굵은 정치인 이름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들 중 일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요직에 임명되면서 민주당 내 전남지사 후보군 윤곽이 다소 뚜렷해진 상태다. 대표적으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경우 여전히 지사 후보로 지목되지만 이전보다 출마 가능성은 확실히 옅어졌다.

 

1월1일 전남 여수시 향일암은 무술년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 사진=뉴스1

 

이개호·장만채·박지원·주승용 ‘박빙’

 

현재 가장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는 광주·전남 통틀어 유일한 지역 내 현역 의원인 이개호 민주당 최고위원이 꼽힌다. 당내 예상뿐 아니라 지역 민심 또한 그를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SNS를 통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한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이 최고위원을 견제하고 있다.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장만채 전남교육감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최고위원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현재로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민주당 전남도당의 관측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역시 전남지사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는 인물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좋은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도전하는 게 좋겠지만 당장 전남지사로는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한동안 전남지사로 차출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0일 청와대는 임 실장의 출마설을 공식 부인했다.

 

민주당에 맞설 국민의당 소속 예상 후보들 면면도 만만치 않다. 출마를 시사한 박지원·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4선 중진으로, 전국 인지도 면에서 민주당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다. 각각 목포와 여수에 지역구를 둔 박 의원과 주 의원의 대결은 자연히 전남 동서 간 대결로 귀결된다. 전남은 선거 때마다 전통적으로 동부권과 서부권 간 세(勢)대결이 있어왔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수·순천·광양 등이 포함된 동부권이 인구 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주 의원이 더 유리할 수 있지만, 지난 16년간 전남지사가 모두 서부권에서 배출됐다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각 당 사정과 지역 정세 등에 따라 후보들의 지지율은 선거 직전까지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보인다. KBS광주방송총국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남 성인 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26〜29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1위 이개호 최고위원(12.9%)부터 장만채 교육감(10.7%)·박지원 의원(9.8%)·주승용 의원(9.4%)까지 지지율이 대부분 오차범위 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 시사저널


 

국민의당 분당하면 최대 4파전 대결

 

전남지사 선거의 최대 변수는 현재까지 단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문제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결정한 후 국민의당 내 분당 조짐이 일어나면서 전남지사 대결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당이 쪼개질 경우, 통합을 반대하며 개혁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과 통합파에 가까운 주승용 의원이 각각 개혁신당과 통합신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 후보와의 3파전 혹은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한 4파전으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

 

한편 이개호 최고위원과 박지원·주승용 의원을 각각 따로 맞붙인 결과에선 이 최고위원이 두 의원 모두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이 전남 거주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18~27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두 의원과 각각 맞붙어 47.1%와 4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향후 어떻게 대결 구도가 짜이느냐에 따라 전남지사 선거 결과도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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