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의 선두주자 부천시의 놀라운 변신
  • 이상엽 기자 (sisa213@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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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창의적 도시재생' 모델 제시

도시재생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화와 개발의 시대가 지나고, 양적 팽창과 획일적 정비보다는 도시정체성을 되살리는 재생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경기도 부천시는 도시재생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공간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살리되 창의성을 더해 새롭게 바꾸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도시재생'으로 주목받고 있다.

쓰레기 소각장을 문화공간으로, 폐정수장을 농업공원으로, 용도 폐기된 배수지를 천문과학관으로 바꿔낸 일들은 대표적인 부천형 도시재생 사례다.
 

부천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아트벙커 B39' 외관

쓰레기 소각장의 대변신…문화재생의 모델이 된 ‘아트벙커B39’


가동이 중단된 폐기물처리시설 삼정동 소각장이 문화예술 공간 ‘부천아트벙커B39’로 재탄생한다. 쓰레기 소각장을 복합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국내외 최초 사례로 창의적 도시재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5년 준공된 삼정동 소각장은 2010년까지 폐기물 처리시설로 운영되다 시설이 폐지됐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산업단지·폐산업 시설 문화재생사업’으로 선정돼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작했다. 1년여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부천아트벙커B39’라는 새 이름으로 오는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공연·전시·이벤트가 가능한 멀티미디어홀과 야외공간, 소각장 역사자료와 문화재생 서적을 비치한 북라운지, 교육실, 카페 및 레스토랑 등을 갖췄다. 특히 3층에는 기존 소각장 시설을 일부 남겨 공간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살리고 투어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및 영화 촬영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15년이상 방치되어 있던 부천 여월정수장이 시민들을 위한 캠핑장과 도시농업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폐정수장, 배수지가 도심 속 체험장으로

도심 속 체험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부천여월농업공원과 부천천문과학관은 기능을 다해 장기간 방치됐던 정수장과 배수지를 되살린 곳이다.

부천여월농업공원은 본래 2001년까지 20여 년간 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여월정수장이었다. 지금은 시민들을 위한 캠핑장, 도시농업 교육장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도당배수지는 2001년까지 여월정수장에서 정수한 수돗물을 공급받아 지역주민에게 공급하던 시설로, 부천시는 15년 이상 방치돼있던 이곳에 천문과학관을 조성했다. 천체관측실·전시실·교육실을 갖췄으며 전망데크와 풀밭쉼터 등 공원과 이어지는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심곡 시민의 강은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31년 만에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심곡 시민의강’

도시화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복개돼 도로로 사용됐던 심곡천은 부천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31년 만에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지금은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공간이자 물고기와 새들이 찾아오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콘크리트로 바닥을 만든 인공하천이 아니라 하천 본래의 흙바닥을 그대로 살려냈다는 점이 색다르다. 하천 유지용수는 굴포하수처리장에서 생산되는 재이용수를 활용한다.

심곡 시민의강은 지난해 생태하천복원사업 우수사례 환경부장관상, 아름답고 안전한 소하천가꾸기 국민안전처장관상, 경인히트상품 대상을 수상하며 쾌적한 녹색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한 부천의 노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송내역 환승센터는 전철과 버스, 택시가 연결되는 전국 최초의 환승시설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역 광장의 놀라운 변신…송내역 환승센터, 부천마루광장

부천시의 역 광장 개선사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부천의 새로운 시도가 공간혁신을 이룬 대표적 사례다.

송내역 환승센터는 전철과 버스, 택시가 연결되는 전국 최초의 환승시설이다. 전철 이용객들이 2층 개찰구에서 바로 버스로 환승할 수 있게 돼, 환승거리와 시간이 크게 줄었다. 또 송내역 북부 송내무지개광장은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엔 스케이트장으로 활용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질서한 노점상과 복잡한 교통 환경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부천역 광장은 사람 중심의 문화광장으로 변신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이페목을 사용해 대형마루로 조성한 부천마루광장은 부천세계비보이대회, 부천전국대학가요제, 부천전국버스킹대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천시는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이자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은 송내역·부천마루광장·부천여월농업공원·천문과학관·심곡 시민의강을 비롯해 새롭게 문을 여는 아트벙커B39를 시티투어로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우수한 도시재생 사례를 전파할 수 있도록 공무원 교육기관과 연계한 현장교육도 추진한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부천은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꾸준히 시도해 온, ‘창의’의 DNA를 갖고 있는 도시”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창의도시 부천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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