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개발에 '잇속 챙기기' 급급했던 가스공사 연구원들
  • 대구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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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책임연구원 1명 해임 등 무더기 중징계

한국가스공사(사장 정승일)가 연료전지분야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국정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연구원들이 시제품 제작 과정에서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책임연구원은 동료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가며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에 15년 동안이나 '일감 몰아주기'를 했고, 선임연구원은 연구관련 부품 구매를 허위로 꾸민 뒤 실제로는 사무용 기구 등 비품을 구매하는 등 제멋대로 연구비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에 본사를 둔 가스공사는 이와 관련, 가스연구원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지난해 말 실시한 끝에 지속적으로 비리 행위를 저지른 책임연구원 1명을 해임했다. 또 이같은 행위를 돕고 예산을 낭비한 또 다른 책임연구원 2명을 정직 또는 감봉 처분하고, 수석연구원과 센터장에 대해서는 견책 징계조치를 내렸다.

 

한국가스공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
 


책임 연구원들, 특정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일상화'  

 

연료전지는 천연가스나 메탄올 등 화학에너지를 전기와 열에너지로 변화시키는 발전형 전지로,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에다 대기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이같은 연료전지를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2003년부터 정부로부터 6건의 기술개발을 위탁받아 핵심부품 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5kw급 연료전지용 연료처리장치 모듈개발을 위한 장치 18기를 포함해 가스공사가 기술개발용 시제품으로 제작한 연료처리장치는 모두 31기에 달한다. 1기당 제작비는 약 2000여 만원. 18기 제작에 든 비용은 4억원에 달한다. 이런 연료처리장치를 제작하면서 실무책임자인 A 연구원은 친형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모 업체에 시제품 제작은 물론 부품 구매를 지속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일부 연료처리장치 제작 때 이미 포함돼 있는 주요 부품 값 1억1000여 만원을 별도로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A 직원은 또한 2014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3년여 동안 동료 책임 연구원의 방조 또는 도움을 받아 연구과제를 집행하면서 허위 견적을 작성, 1000여 만원어치 사무기구를 마음대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다른 B 책임연구원은 연료처리장치 제작과 관련, 제작에 소요되는 부품대금이 이미 포함돼 있는데도 2중으로 별도로 구매, 2억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등 사업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아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가스공사는 A, B 책임연구원 이외에 또다른 책임연구원과 선임연구원 등 4명을 중징계하고, 수석연구원과 센터장 등 2명에 대해 관리 책임을 물어 견책 조치를 내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정기 감사를 매년 시행하고 있으나 이번 사안의 경우 그동안 감사의 취약분야라고 할 수 있는 사각지대 업무에 대한 비리 정황을 잡고, 오랜 기간 준비 작업 끝에 사실 확인작업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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