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평화는 희망사항 아니라 삶의 선택”
  • 세네갈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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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국 방문해 새마을운동 전수 요청하는 등 인연도 깊어

 

지난해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가진 첫 번째 정상회담 국가는 세네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마키 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포함해 북핵 문제 관련 대응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월18일 세네갈 수도 다카르에서 만난 마키 살 대통령의 생각은 여전했다. UPF(천주평화연합)와 세네갈 정부가 1월 18~19일 다카르 소재 압두 디우푸 국제센터(CICAD)에서 공동 개최한 ‘2018 아프리카 서밋’ 현장에서였다. ‘신아프리카: 공생, 공영, 공의와 보편적 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서밋에는 마키 살 대통령을 포함해 아프리카 전·현직 대통령과 종교지도자, 부족장 등 1200명과 UPF 창시자인 한학자 총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마키 살 대통령은 “평화는 희망사항이기보다 삶의 선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대로 전쟁의 역사는 전 세계의 비극이었다. 어디에서 전쟁이 발발하든 파멸과 유혈, 짓밟힌 순결, 고아와 미망인의 슬픔, 유가족들의 고통이 잉태된다”며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 어떤 종교를 믿든지 간에 우선되고,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인간성이다. 이 인간성 회복과 아프리카의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오른쪽)이 1월18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UPF 주최로 열린 ‘2018 아프리카 서밋’에서 아프리카 공동 번영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 받아 한학자 총재(가운데)로부터 ‘굿 거버넌스 상’을 수여받고 있다. ⓒ 이석 기자


 

대대로 전쟁의 역사는 전 세계의 비극

 

세네갈은 한국과 경제 및 군사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세네갈은 현재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 중 한 곳이다. 마키 살 대통령은 2015년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쌀농사 재배 기술과 새마을운동 정신을 전수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국은 세네갈에 조성된 영농시범단지에 기술과 인력을 지원했고, 쌀 생산량이 현재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화답하는 의미로 세네갈 공군은 2016년 한국산 훈련기(KT-1) 4대를 도입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마키 살 대통령은 1월18일 기조연설을 앞두고 ‘굿 거버넌스 상’과 함께 상금 10만 달러를 수여 받았다. 그는 이 상금을 장애 아동 단체인 그랜드-요프의 탈리부다보 센터 등 두 곳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기자는 이날 서밋 현장에서 마키 살 대통령과 함께 마하마네 우스만 전 니제르 대통령도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 위치한 니제르는 1960년 8월 프랑스에서 독립했다. 1974년 4월 쿤체 육군 중령이 군사 쿠데타를 주도해 정권을 장악한 후 군사 독재체제를 이어오다, 1992년 12월 다당제 아래 대선 및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신헌법을 채택하는 등 여러모로 정치나 사회 상황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마하마네 우스만 전 대통령은 1993년 3월 9개 야당연합(AFC)의 사회민주당(CDS) 당수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 역시 한국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북한이나 남한 모두 어쨌든 한국이다. 같은 문화를 가진 한 민족”이라며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다고 해도 큰 문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대화가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결은 큰 힘을 발휘한다. 양국 간에 대화가 있다면, 그 대화를 통해 양국의 차이를 좁힐 수 있다. 양국이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합의할 수 있다면 한국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는 그냥 이뤄지지 않는다.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하마네 우스만 전 니제르 대통령이 1월18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린 ‘2018 아프리카 서밋’ 현장에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다. 지금은 갈라져 있지만 대화로 하나씩 풀어간다면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석 기자



“남한과 북한, 대화 통해 차이 좁힐 수 있을 것”

 

그런 면에서 볼 때 UPF가 이번에 큰 역할을 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그 동안 UPF는 아프리카에서 여러 차례 서밋을 개최했다. 내 조국인 니제르에서도 이런 행사가 열렸다”면서 “하지만 올해 같이 초국가·초종교 행사는 처음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프리카가 당면한 주요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PF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 또한 향후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각 대륙에서 월드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2020년은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 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이 되는 해다. 가정연합은 문선명·한학자 총재 탄신일을 전후로 2주 동안 30여개의 기념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안호열 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장은 “창시자의 가르침에 따라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번 아프리카 서밋 개최를 계기로 좌절과 고통 속에 소외 받는 이웃들을 향한 종교인의 시대적 소명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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