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광주] “민주당 윤장현-이용섭 대결이 사실상 본선”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4 10:22
  • 호수 147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3 “우리 동네 누가 나오나”] 국민의당 지지 시민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싸늘’

 

6월13일 지방선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 정밀 분석

 

2018년 최대 이벤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입니다. 지금 한창인 ‘평창 열기’가 이후 잦아들면 지방선거 뉴스가 그 자릴 메울 겁니다. 광역·기초 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뽑아야 합니다. 기본 투표용지는 7장입니다. 만약 3월20일까지 개헌안이 나오면, 국민투표도 해야 합니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 유권자라면 투표용지를 한 장 더 받아야 합니다. 최대 9장까지 투표함에 넣어야 합니다.

 

본지는 설 합병호 커버스토리로 6·13 지방선거를 담았습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로 누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누가 던질 건지 취재했습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부산과 광주, 충남 등 3곳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지역 민심을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6·13 선택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월5일 광주 동구 충장로는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 © 시사저널 구민주

 

“윤장현이 한 번 더 해 봐야지.”

“이용섭이 중앙정치 경험 많아 더 잘할 거라니까.”

 

본지는 2월5일과 6일, 이틀 동안 광주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4개월여 남은 광주시장 선거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관심은 아직 그리 뜨겁지 않다. 실제 광주 시내에서 만난 2030 젊은 층에선 “선거가 언제야?” “누가 나오는지 한 명도 모르겠다”는 등의 반응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두세 명 모인 곳에서 선거 대화가 열리면, 곧장 윤장현 현 시장과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름이 튀어나온다. 향후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둘 간의 맞대결이 이뤄지리란 건 이미 지역 내 공공연한 사실이다. 아직 야권에서 무게감 있는 후보가 전면에 나오지 않아,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역 프리미엄을 달고 있는 윤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새해 이후 발표되는 복수 여론조사에서 이 전 부위원장이 윤 시장을 두 배 앞서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광주 일대에서 20년 이상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최강철씨(53)는 “윤 시장은 좋게 말하면 큰 비리나 문제 없이 무난했는데, 나쁘게 말하면 내세울 만한 업적 없이 존재감이 부족했다”며 “다시 나왔을 때 무조건 찍어줘야 한다는 확신이 들진 않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민들 중엔 ‘시정(市政)을 이어갈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중앙정치에서 경력이 두터운 이 전 부위원장에 대한 시민들 기대는 크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정아무개씨(36)는 “중앙정치권에 인맥도 많고 정부와 잘 협조해 가며 시정을 이끌 것 같다”며 이 전 부위원장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반면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ㅅ증권사 직원 김아무개씨(55)는 “지역보다 중앙에서 더 활약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위원장은 2월7일 일자리위원회에 사표를 내고 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지역 여론 굳히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한 두 후보를 포함해 두터운 후보군을 가진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당의 통합·분당 사태와 맞물려 더욱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여부와 관계없이 당 지지율 역시 꾸준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 광주시당 측 전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당 광주시당은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김형석 광주시당 정책미디어팀장은 “지난 총선 때처럼 공천 받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나태한 생각을 하다 민심을 잃을까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엔 2016년 총선 당시 불어닥친 국민의당 열풍으로, 광주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완패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민주당의 경쟁상대는 민주당’이라며 일찌감치 고삐를 바싹 죄는 이유이기도 하다.

 

2년 전 국민의당에 전 의석을 허락했던 광주 민심은 지난 대선과 최근 당 통합·분당 사태를 거치며 이들에게 다소 싸늘한 분위기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를 지지했다고 밝힌 시민 가운데, 이들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통합 신당인 바른미래당과 통합반대파가 창당한 민주평화당 모두 민심보다 사익을 앞세운 행보란 지적이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모두 사익 앞세운 행보”

 

특히 지역에선 여전히 바른정당을 ‘적폐세력’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게 국민의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 때문에 통합 후 신당이 전국적으론 세를 모을 수 있어도 광주를 비롯한 호남권에선 더욱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창기 국민의당 열성 지지자였다고 밝힌 자영업자 김성근씨(61)는 “지난 대선후보 토론회 보며 한 번, 이번에 당통합을 보며 두 번 실망했다”며 “이번엔 나 같은 사람들이 민주당 쪽으로 많이 기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실망감의 기저엔 한때 지지했던 당에 대한 안타까움이 여전히 녹아 있다. 서구 양동시장에서 과일을 운반하는 광주 토박이 임아무개씨(63)는 “통합 과정이 서툴렀던 게 아쉬울 따름”이라며 “이번엔 어렵겠지만 내후년 총선쯤 되면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국민의당’ 간판을 걸고 있는 국민의당 광주시당 역시 차가운 민심을 체감하고 있다. 김현호 광주시당 사무처장은 “여전히 지역 내 통합반대 여론이 많은 것을 느낀다”며 “당원들 역시 아직은 혼란스러워하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또한 출마를 저울질하던 당내 의원들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역 여론이 기운 상황에서 현역의원들은 배지를 포기하고 선뜻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