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 결의' 무색케 한 LH…현장소장, 뇌물수수 혐의 '해임'
  • 경남 = 정하균 (sisa5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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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 건설 현장소장, 시공사 업체 뇌물 적발돼
토지개발 및 주택공급 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 박상우)에서 임직원들의 뇌물 수수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건설 현장 식당(일명 함바식당) 운영 이권과 관련, 간부 7명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입건돼 큰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차장급 아파트 건설 현장소장이 뇌물을 받았다가 퇴사 조치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경찰수사 결과 문제의 현장 소장이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받은 뇌물 액수는 2건에 걸쳐 100만원씩 200만원(100만원은 되돌려 줌)에 그치긴 했지만, 공사 과정에서 27억원 가량 공사비가 설계변경을 통해 늘어났다는 점에서 유착 의혹을 낳았다

 

2월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LH 감사실은 최근 검찰로부터 사건 결과를 통보받은 뒤 해당 현장 소장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임'을, 바로 위 상급 책임자에게 '주의'조치를 내려 줄 것을 회사 측에 통보했다. 회사 측은 곧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2016년 6월 부패척결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한국주택토지공사. ⓒ LH 제공

 

경찰 압수수색서 돈 봉투 적발…공사비 27억 증액 '유착 의혹'

 

문제의 뇌물 사건은 경남지방경찰청이 지난 4월20일 아파트 건설 현장 인근 지역 불량레미콘 납품 비리와 관련, 현장 사무소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적발됐다.

 

경찰은 압수한 해당 현장 소장의 책갈피에서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찾아냈다. 이에 대해 해당 소장은 압수수색 당일에 며칠전 현장 사무실을 찾은 시공사 관계자와 만난 뒤 끼워 놓은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발견해 돌려주려던 참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지난해 1월에도 해당 소장이 시공사 관계자로부터 100만원을 받은 즉시 되돌려 준 점 등을 종합 판단한 끝에, 해당 소장에 대해 '기소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사법기관의 처분결과를 통보받은 LH는 자체 사규에 따라 자체 감사를 실시, 문제의 소장에 대해 청렴의무 위반을 들여 가장 무거운 징계인 '해임'징계 처분을 내렸다. 특히 해당 아파트 건설 공사과정에서 270억원에 달하는 당초 공사비는 설계변경을 통해 27억원이나 증액된 것으로 드러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H 측은 "공사비 증액과 뇌물 수수 기간 사이에 2년여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적정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지난해 4월 수원지검 특수부가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토지주택공사 전문위원 김아무씨를 구속한 직후라는 점에서, LH 직원들의 비리 무신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임원 및 직원의 비위·비리 현황' 자료를 보면, 해당 기간 비리 혐의가 드러난 임직원은 47명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인 23명은 뇌물수수에 연루됐으며, 그 중 18명이 1~3급 고위 관계자였다.

 

LH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경우 감사실에서 회사 측에 징계 수준을 건의한 것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9월 '부패척결 결의 선포식'을 통해 밝혔듯이 부패행위에 대해 일체의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회사 방침에 따라 뇌물 액수와 무관하게 감사실에서 중징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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