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이사회 살벌…산은측 이사는 GM측과 밥도 안 먹어”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4 11: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GM 고위 관계자, 본지 인터뷰서 이사회 내부 분위기 전해

 

“다른 기업에선 그야말로 사외이사가 찬성표만 던지는데, 한국GM 사외이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사회 할 때마다 싸우고, 거부하고, (GM측 이사들과) 밥도 같이 잘 안 먹는다고 합니다. 구내식당에서 밥 한번 먹은 게 전부랍니다. 살벌하다네요.”

 

산업은행 측 한국GM 사외이사의 입장에 대해 한국GM 관계자 A씨가 2월23일 시사저널에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이사회 내부에서 들었다는 내용을 전제로 이사회의 분위기를 말해줬다. 

 

A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보통 대기업 사외이사에 대해선 거수기란 비판이 나오지만, 여기(한국GM)는 정말 상황이 다르다고 한다”고 했다. 한국GM 이사진은 총 10명으로, 그 중 사외이사는 4명이다. 이 가운데 3명은 2대 주주인 산은이 추천했다. 나머지 한 명은 사실상 GM측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월2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등을 면담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GM 이사회에 대해 언론에서 추측해 쓴 부분 많다” ​

 

A씨는 “언론에서 이사회 내부 사정을 모르다 보니 추측해서 쓰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가 우선 말을 꺼낸 부분은 2월9일 열린 이사회에 대한 보도다. 언론은 “산은 측 사외이사가 군산공장 폐쇄 결정안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실었다. 

 

A씨는 “반대가 아닌 기권표를 던진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GM측은) 안건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고,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는 상황에서 찬반을 결정한다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구조조정 안건을 올리면서 노조에 대한 분석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권은 사실 보이콧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또 언론은 “이사회에서 산은이 군산공장 폐쇄 사실을 알고도 정부에 늦게 보고했다”는 지적을 인용했다. A씨는 그러나 “공장을 특정한 적이 없다”면서 “안건의 주 내용은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자세한 사항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이 군산공장 폐쇄 사실 숨겼다?…“회의 안건에 내용 자체가 없어”

 

일각에선 “이사회에서 공장 1개 정도 폐쇄한다는 모호한 언급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A씨는 “이사회 안건 중 군산공장을 폐쇄한다는 내용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이사회가 끝나고 3일 뒤인 12일, 한국GM은 산은에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이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다음날인 13일이었다. 한국GM 철수설은 이때부터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와 함께 산은 책임론도 불거졌다.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로서 그동안 뭘 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특히 한국GM이 비상장 회사이다 보니 산은이 소수주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제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산은도 사외이사에 ‘부당한 점이 있으면 주장해서 이사회 회의록에 남겨라’라고 요구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A씨는 “GM은 산은 측 사외이사에 적대적”이라고 귀띔했다. GM측 방침에 찬성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GM측은 사외이사에 대한 법적 책임 가능성도 수시로 꺼내든다고 한다.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도 강조하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라고 요구한다”는 것이 A씨의 얘기다. 

 


산은, “한국GM 이사회 내용 확인하는 데 한계 있어”

 

이처럼 GM측이 강압적으로 나와도 사외이사로선 공론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상법에는 이사의 비밀유지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어길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A씨는 “실상이 그렇지만 어떤 식으로든 알려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A씨의 주장과 관련,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23일 “사외이사를 우리가 추천했다고 해도 소속은 엄연히 한국GM”이라며 “산은으로선 한국GM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건 이사회 회의록에 나와 있을 테니 한국GM 측에 물어보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우리도 회의록을 보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