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첫 지방공약 ‘김해국제에어시티’에 지역 반응 ‘싸늘’
  • 경남 김해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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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건설 반대 지역 정서, 홍 대표가 도외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김해신공항 소음 프리(Free) 혁신프로젝트인 ‘김해국제에어시티’ 건설 방안에 대해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란 냉소 섞인 반응이 김해지역 한국당 내부에서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2월27일 오전 경남 김해의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올 들어 6번째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를 열었다. 경남지역 현안을 청취하고 이를 6·13 지방선거 정책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홍 대표는 앞선 5번 회의와는 달리 이날 처음으로 지역 밀착형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홍 대표는 “김해 신공항 건설에 따른 소음 피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소음 피해권 지역에 '김해 국제에어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

 

2월27일 김해국제에어시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 제공=연합뉴스

 

홍 대표 "소음 피해권 주민은 경제적 부담 없이 신도시 이주" ​ 


홍 대표는 “김해 시민들은 ADPi(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소음영향 분석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김해신공항 인근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330만㎡ 국제에어시티를 건설하고, 소음영향도가 일정 수준 이상인 지역은 소음피해지역권 개발구역으로 지정해 해당 지역 주민들을 완전 이주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국제에어시티에 호텔과 쇼핑몰, 카지노, 복합상업시설 등을 유치해 개발 이익금으로 신도시를 조성하고, 소음 피해권 지역 주민들을 경제적 부담 없이 신도시로 이주시킨다는 복안이다. 

 

홍 대표는 이어 “국제에어시티를 건설하면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낙후된 지역 개발까지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국당은 김해신공항이 조속히 건설돼 영남권 전체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제반 진행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발표는 민주당 지지기반이 탄탄한 김해에 맞춤형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경남지역 한국당 선거 출마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해지역 한국당 도·시의원 “지역 실정 도외시한 계획, 재검토돼야”

 

하지만 홍 대표의 ‘김해국제에어시티’ 건설 계획을 반기는 김해시민은 드물다. 야당 자체 역량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획이 아닐 뿐더러,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고 있는 김해지역민들의 정서를 홍 대표가 도외시했다는 이유다. 

 

김해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홍 대표의 계획은 경남·부산의 자체 역량으로 진행하기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며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인데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소음대책 없는 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 서명 운동을 주도한 김해신공항 건설 반대 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홍 대표의 계획엔 김해지역 소음 대책이 전무하다”며 “(홍 대표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소음대책 없는 김해신공항 백지화에 앞장서 온 김해지역 한국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들도 홍 대표의 이날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 긴급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김해지역 공약은 김해 실정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김해 시민의 70% 가량이 김해신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중앙당이 일방적인 정책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해지역 당협위원장들을 통해 홍 대표 계획의 재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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