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병철의 ‘재다신약’ 사주, 조화를 이뤄야
  • 한가경 미즈아가행복작명연구원장·시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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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냐, 부조화냐 그것이 문제

 

‘재다신약(財多身弱)’ 사주라는 것이 있다. 타고난 사주 원국이 조화를 잃어 늘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인생이다. 일간(日干)과 비교해 생(生)하고 극(克)하는 관계를 일정하게 이름붙인 열 개의 십신(十神) 중 재(財)가 일간보다 힘이 훨씬 강한 경우다. 즉 허약한 일주(一柱)에 비해 재성(財星)이 많아 부담스러운 사주로 태어난 경우를 일컫는다. 

 

재성이 과다하면 인성(印星)이 약해진다. ‘재(財)·극(克)·인(印)’에 따른 결과다. 이때 인(印)은 육친 상 넓은 의미로는 친부모, 좁은 의미로는 친어머니이다. 이런 사주는 초년에 친부모 밑에서 자라지 못하고 불우한 유년을 보낸 사람이 많다. 재다신약 사주가 초년 운로에서 또다시 재성을 만나면 영락없이 부모와 이별한다. 파란만장한 타향살이 끝에 겨우 자수성가해 돈이라도 들어오면 다른 풍파가 생기기 쉽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리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사주는 조화로워야 한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오행이 다 갖춰지고 행운의 용신(用神)이 유력해야 성격이나 건강은 물론, 운세가 원만하다. 그렇지 못하면 잘 지내다가도 언젠가는 불행과 맞닥뜨리게 된다. 빠진 이처럼 어느 한 오행이라도 구멍이 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일찌감치 몸에도 이상이 발생해 건강을 해치기 쉽다. 재다신약은 우선 십신 중 인성을 보강해야 운이 바뀐다. 인성인 부모·스승·선배와 자주 스킨십을 갖고 학문과 연구에 몰두하며 내공을 쌓아야 한다. 또한 비견(比肩)·비겁(比劫)이 일간을 도우는 십신이니 동료나 동업자를 많이 모아야 성공한다. 

 

재다신약 사주라고 하여 평생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어린 시절엔 어려워도 갖은 고초를 다 견뎌내고 성년이 돼 끝내는 남부럽지 않은 부를 축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재다신약 사주로 태어났다고 다 유년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대운(大運)·풍수·조상 등 다른 변수도 물론 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재다신약 사주였다. 하지만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워낙 탄탄한 집안에다 태어난 생가 집터까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자리라고도 하지만, 무엇보다 후천적 대운(大運)의 흐름이 좋았다. 사주에 부족한 인성 화 오행을 대운에서 보충해 부조화를 조화로 탈바꿈하면서 굴지의 대기업 삼성그룹 신화를 일궈내는 주춧돌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위암 선고를 받았다. 일본에까지 건너가 수술을 받으면서 현대식 병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여기에 재다신약 사주는 돈이 결국 재앙이 될 수 있으므로 끼고만 있지 말고 아낌없이 주위에 베풀어야 수명도 이어지고 자손도 잘 될 것이라는 권유에 따라 삼성병원을 설립했다고 한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 사진=뉴스뱅크이미지

 

손자가 태어나 신생아 작명을 위해 필자를 찾은 A씨는 일간이 맑은 빗물로 비유되는 계수(癸水)·계유(癸酉) 일간이 그 힘을 설기시키는 목(木) 오행과 화(火) 오행으로 둘러싸여 있어 신약하기 짝이 없으니 재다신약 명조였다. 일간 바로 아래 위치한 유(酉)금이 육친 상 이 사주의 귀인이자, 인성인 그의 홀어머니였다. 외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가 자신의 의지처였다. 동시에 자신도 어머니의 의지처였다. 그런데 그 어머니는 원래 아버지가 본처와 정식으로 이혼하지 않는 상태로 집에 들인 후처였다. 어머니는 본처로부터 심한 구박을 받다 아들 하나만을 품에 안은 채 집을 쫓겨났고, 혼자 아들을 키우다 신병으로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졸지에 고아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학업을 중학교까지 겨우 마친 A씨는 처음엔 건축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밥벌이를 하다 금 인수(印綬) 대운을 만나면서 기술을 익혀 엔지니어가 됐다. 월급을 한 푼 두 푼 모아 저축한 뒤 당시 헐값이었던 강남의 논밭을 사두었다가 땅 부자가 됐다. 역시 대운 운로의 흐름이 일간을 돕는 금(金)·수(水) 오행으로 흘러 사주의 부조화를 극복하고 자수성가하게 된 것이었다. 

 

필자는 일찍 헤어진 어머니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에게 “사주 상으로는 초년 고생은 필연이었고, 어머니가 귀인이었는데 세상을 떠났으니 아쉽지만 대신 어머니 산소라도 자주 들러라”며 “저승에서나마 생전처럼 자식의 건강과 성공을 빌고 계실 어머니의 좋은 기운을 듬뿍 받도록 하라”고 권했다.    

 

S씨는 시골에서 태어나 집안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사주에 을(乙)목 일간은 신약했고, 토 재성이 절반을 넘는 사주였다. 10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새어머니와 재혼한 아버지마저 중병을 앓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끼니를 때우기조차 힘들었다. 학업도 계속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초년 토(土)·금(金) 대운에 힘들게 지냈으나 S씨는 다행히 특성화고교에 진학해 아르바이트로 주경야독하며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가게 하나를 운영하며 부족함 없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새어머니 및 이복형제와 비교적 사이가 좋았다. 지금은 결혼해 분가했지만 가족의 따뜻한 정을 서로 나누며 살고 있다. ‘나’ 일간을 돕는 수(水)와 목(木) 오행, 즉 사주의 십신 가운데 인수 및 비견과 좋은 관계를 가진 것이 자신의 삶에 큰 도움이 됐던 것이라고 했더니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수화상쟁' 사주에 목(木) 기운이 부족할 땐 집에 화분 두는 등 인위적으로 보충해줘야​

 

몸도 조화가 생명이다. 지난해 7월 신생아 작명을 위해 찾아온 손님을 상담하며 아기가 갑상선 계통에 이상이 있는 경우를 셋이나 만났다. 그 중에는 호르몬 수치에 이상이 발견돼 큰 병원에 입원한 예도 있었다. 왜 태어날 때부터 아기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었는가. 

 

이유는 아기들의 사주가 불행히도 수화(水火)상쟁(相爭)에 해당되는 데서 찾을 수 있었다. 이는 수 오행 물과 화 오행 불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목 오행이 부족한 경우다. 서로 상극인 물과 불이 전쟁을 벌일 때 목 오행이 중간에서 ‘수생목-목생화’가 되도록 중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극화’ 형국이 돼 몸의 부조화가 일어나 호르몬 수치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많이 본다. 

 

수화상쟁 사주에 목 기운이 부족할 때는 목 기운을 후천적 인위적으로라도 보충해줘야 한다. 이때는 숲을 자주 찾아 산책하고 거주하는 집도 숲 가까이 위치하면 좋다. 매실·귤 등 신맛 나는 과일과 식초, 요구르트, 신 김치를 자주 섭취하자. 집에서는 화분을 두고 식물을 가꾸며 목 기운을 받는 것이 유익하며, 입는 옷은 초록색깔 의상을 즐기는 게 좋다. 또한 사람 이름이나 법인명을 작명·개명할 때 발음오행이 목 오행인 ㄱ과 ㅋ자를 활용하고 가능하면 한자의 자원오행도 목 오행인 글자를 찾아 쓰도록 하자.     

 

화기치상(和氣致祥)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화합하면 그 기운이 상서로움에 이른다는 뜻이다. 漢書(한서) 劉向傳(유향전)에 나오는 말이다. 천지교태(天地交泰)라는 사자성어도 있다. 주역에 나오는 말로 ‘하늘과 땅이 만나 화합한다’는 의미이다. 무릇 오행이 조화를 이루고, 음양이 화합해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직장·사업·가정도 화평하고 순조롭다. 그렇지 않으면 탈이 난다. 조화냐, 부조화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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