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평양 개최’ 가능성 크다”
  •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6 17:32
  • 호수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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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통 큰 결단’+트럼프 ‘파격성’, 메가톤급 폭풍 오나

 

“우리는 이번 회담(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에 관해서도 차분히 준비 중이다.”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평양 개최 가능성이 가장 크다.”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미 백악관 관계자와 한국 외교부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동시에 내놓은 답변이다.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우리(미국)는 단순히 만남(meeting)이 아니라, 초청(invitation)을 수락했다”고 발표한 점을 눈여겨보라”며 첫 북·미 정상회담이 백악관 등 미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면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 가능성을 가장 우선순위로 손꼽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파격성’을 이유로 들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자 “당장(right away) 만나자”고 말했다는 전언은 이를 잘 말해 준다. 당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들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할지는 사전에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평양 방문을 결정할 가능성을 크게 하는 이유다.

 

복수의 미국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미 수교’를 포함한 메가톤급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 사진=AP 연합·조선중앙통신 연합


 

“트럼프, 전격 평양 방문 단행 가능성 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한 외교 전문가는 이에 관해 “회담이 어디서 개최될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면서 “극적인 반전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평양 방문을 단행할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은 이미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큰 틀에서는 접점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며 “북한은 체제 특성상 최고지도자를 멀리 보내지 않는다”면서 이번 회담의 평양 개최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다만 “평양 개최의 경우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재자 역할이 희석되고 이른바 ‘패싱’ 우려도 있어 막판에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흥행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공에 대한 자신이 있을 경우, 얼마든지 평양도 갈 것으로 본다”면서 첫 북·미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홍 위원은 “상호 합의 등 회담 결과에 대한 중대한 내용이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자칫 이른바 ‘불량 국가’만 인정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사전에 어느 정도까지 미리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첫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전격 개최 가능성에 관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현재 회담 장소 등 모든 문제에 관해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회담이 ‘평화의집’에서 개최될 가능성에 관해서도 “현재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은 뭐라고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65년 전 정전협정을 체결한 그 자리에서 자신이 당사자로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라며 첫 북·미 정상회담이 ‘평화의집’ 등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할 가능성은 그에 따른 리스크가 많아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도 내심 ‘평화의집’에서 개최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외교 전문가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드라마’의 연출자가 되고자 하는 바람은 확실하다”면서 “우리 정부 입장에선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를 쉽게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北·美 수교-단계적 核 폐기’ 빅딜 가능성

 

백악관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모든 것(everything)’을 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평소 의견이 서로 맞지 않았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적으로 해임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전면에 내세워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맡긴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받아왔던 폼페이오 국장이 외교 무대 뒤에서 협상을 흔드는 역할이 아니라, 아예 외교무대 전면에 수장으로 등장한 점이 오히려 북·미 회담의 타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평소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폼페이오 국장의 등장으로 북·미 협상 진행에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예 북한과 담판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언가 성과를 내기 위해 골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등 국내의 악재를 모두 털어버리기 위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수교’를 포함한 메가톤급 합의가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이 끊이지 않는다. 첫 회담에서도 평소 ‘통 큰 결단’을 강조하는 김정은과 ‘극적 반전’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초대형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론 벌써 김정은이 북·미 수교 등 체제 인정을 조건으로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하고 핵무기의 단계적인 완전 폐기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경우 동북아 정세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은 물론 중국마저도 최근 전격적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 이른바 ‘패싱’을 우려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장소 문제를 떠나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회담 개최에 동의했지만, 내놓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드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사전 실무회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가속도가 붙은 북·미 정상회담이 실무회담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전격 방문’을 포함해 상상 이상의 메가톤급 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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