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② 보건용 마스크 써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3 16:52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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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미세먼지 예방법…호흡 불편한 노약자는 마스크 사용 중지해야

 

요즘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외출 자제를 강조할 뿐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로 피신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밀폐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바깥보다 최대 60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기와 물걸레질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이다.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진공청소기는 큰 효과가 없다.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나 관리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시사저널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실내 미세먼지 예방법과 실외 예방법, 그리고 미세먼지 건강 상식 등 세 분류로 나눠서 미세먼지 Q&A를 총정리했다.

 

 

3월27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광화문 일대를 지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 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① 실내 예방법 편에 이은 ② 편입니다.

 

 

# 실외: 식약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

 

Q: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아주나.

 

​A: ​일회용 마스크나 산업용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지 못한다.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제품이다. 제품 포장지에 ‘의약외품’과 ‘KF(Korea Filter)’ 표시가 있다. 또 ‘KF80’ ‘KF94’ ‘KF99’ 숫자도 붙어 있다.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도 크다. 예컨대 KF80은 미세먼지를 평균 80% 이상, KF94나 KF99는 94%와 99% 이상 각각 걸러낸다는 의미다.

 

 

Q: 내가 산 마스크가 보건용 마스크인지 확인할 방법은.

 

​A: ​보건용 마스크는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인 화면에서→분야별 정보→바이오(한약/화장품/의약외품)→의약외품 정보→의약외품 자료실을 클릭하면 된다. 3월13일 기준 식약처가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는 69개사 372개 제품이다. 한편, 가짜 보건용 마스크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가짜 마스크의 과대·거짓 광고를 721건 적발했다.

 

 

Q: 일반 마스크나 코마스크를 사용하면 안 되나.

 

​A: ​의약외품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없다. 이화여대 의료원이 2016년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마스크 사용자의 77.8%는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없는 일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콧속에 삽입해 코로 흡입되는 먼지를 차단한다는 제품(일명 코마스크)은 코와 입 등 전체적인 호흡기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

 

 

Q: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쉬기가 불편한데, 어떻게 하나.

 

​A: ​KF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먼지를 잘 걸러내지만, 숨쉬기는 불편해진다. 그날의 미세먼지 발생 정도와 개인별 호흡 능력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임산부,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이 불편한 사람은 마스크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자칫 호흡곤란으로 위험할 수 있다.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꼭 마스크가 필요하다면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Q: 어린이도 마스크 효과를 볼 수 있나.

 

​A: ​보건용 마스크는 성인을 대상으로 효과가 인증된 것이다. 어린이의 착용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인증되지 않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호흡기 발육이 미숙하고 기관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더 민감하다. 아이들은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외출을 자제하는 편이 이롭다.

 

 

Q: 보건용 마스크를 세탁해 써도 되나.

 

​A: ​한 번 사용한 마스크는 입김·먼지·세균 등이 범벅된 상태이므로 재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유한킴벌리가 보건용 마스크를 세탁기로 세탁한 후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실험해 보니 그 효과가 49% 정도 감소했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먼지를 달라붙게 하는 정전 기능이 있는데, 세탁하면 이 기능이 떨어져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감소한다. 또 마스크를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얼굴에 밀착되지도 않는다. 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후에는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지 않는 게 좋다.

 

 

Q: 올바른 마스크 착용 방법은.

 

​A: ​마스크 착용은 코·입 가리기→위 끈 고정→아래 끈 고정→코 부분 밀착→공기 누설 확인 순으로 한다. 마스크는 코, 뺨, 아래턱 쪽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건이나 휴지를 덧대면 마스크가 얼굴에 잘 밀착되지 않아 미세입자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미세먼지 대부분은 코를 통해 흡입되므로 입만 가려서는 소용이 없다.

 

 

Q: 지하철에서는 안심할 수 있나.

 

​A: ​지하철을 타는 곳마다 스크린도어가 있어 미세먼지가 덜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열차가 진입할 때 부는 바람은 터널 안의 미세먼지를 끌고 온다. 이 미세먼지는 출입문이 열릴 때 열차 안으로 유입된다. 또 열차 안에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원인은 옷이다. 외부에서 묻어온 미세먼지가 밀폐된 열차에서 날린다. 만일 감염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지하철에서 기침을 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날아다닌다. 따라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리거나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에는 지하철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 시사저널


※​ 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③ 건강상식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도움말=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김경남 서울대병원 환경의학과 교수, 최혁진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차흥원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권호장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국립암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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