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③ 물 많이 마셔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3 16:59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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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관련 건강 상식…선글라스나 보호안경 착용해야

 

요즘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외출 자제를 강조할 뿐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로 피신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밀폐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바깥보다 최대 60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기와 물걸레질이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이다. 공기청정기, 공기정화 식물, 진공청소기는 큰 효과가 없다.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이나 관리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시사저널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실내 미세먼지 예방법과 실외 예방법, 그리고 미세먼지 건강 상식 등 세 분류로 나눠서 미세먼지 Q&A를 총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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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ixabay

 

 

※​ 미세먼지 제대로 알기 ① 실내 예방법, ② 실외 예방법 편에 이은 ③편입니다.​​

 

# 건강: 물 많이 마시기

 

Q: 먼지의 크기를 분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미세먼지 크기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입자 지름이 100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0분의 1mm)가 넘는 먼지는 대개 코에서, 20μm 정도는 기관지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10μm나 2.5μm 이하 먼지는 폐로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 눈 질환, 감염질환, 심지어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는 사망률과도 관련이 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4년 세계적으로 700만 명이 나쁜 공기 때문에 사망했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600만 명을 뛰어넘는다. 인하대병원과 아주대 연구팀이 2015년 서울과 경기 지역의 30세 이상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1만5000여 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Q: 미세먼지는 심장과 뇌혈관에도 영향을 주나.

 

​A: ​WHO에 따르면, 한 해 700만 명이 나쁜 공기로 사망하며 이 가운데 370만 명은 미세먼지 탓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사망 원인을 질환별로 구분해 보면, 심혈관 질환(40%), 뇌졸중(40%), 만성폐쇄성 폐 질환(COPD·11%), 폐암(4%)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심장학회는 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커지고, 몇 년씩 장기간 노출된 경우에는 평균수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미세먼지는 폐포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혈관에 손상을 주어 협심증과 뇌졸중이 올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 질환 사망률은 30~8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나.

 

​A: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전신적 염증반응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우울증 발생과 자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성인에서는 치매·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영유아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같은 발달장애 질환에 대한 위험 증가가 보고됐다.

 

 

Q: 미세먼지는 어린이에게 더 해로운가.

 

​A: ​폐가 충분히 발육하지 않은 어린이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성인기에 2차적인 만성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이 커진다. 수년간 대기오염이 높은 지역에서 살았던 어린이는 폐 성장 부진, 비만 위험 증가, 인지기능 저하, 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청소년 1800여 명을 8년간 추적했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 있는 아이들은 폐 성장이 좋지 않아 성인이 되었을 때 폐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Q: 눈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나.

 

​A: ​미세먼지는 눈에 염증을 유발하고 손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 동물실험 연구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이 안구 표면의 손상이 더 심했고, 반복 노출 시 안구 표면 보호물질(뮤신)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 당국은 스모그가 발생하면 안구건조증 환자가 최대 40%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세먼지에는 규소·납·카드뮴 등 중금속과 질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들이 포함돼 있어 알레르기성 각결막염, 독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 대한안과학회는 최근 충혈·이물감·작열감 등 눈 자극 증상이 있을 때는 안과를 방문해 염증이나 안구 표면 손상을 확인하고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소금물로 눈을 씻는 행위는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안과 전문의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선글라스나 보호안경을 착용할 것을 권한다.

 

 

Q: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인가.

 

​A: ​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에게 생기는 폐암(선암)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은 물론이고 방광암과의 관련성도 보고됐다. 유방암과 혈액암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Q: 미세먼지의 성분은 무엇인가.

 

​A: ​발생 지역, 계절, 기상조건 등에 따라 미세먼지 성분은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대기오염물질 덩어리(황산염·질산염 등)가 58.3%로 가장 높고, 탄소류와 검댕 16.8%, 광물 6.3% 순으로 나타났다. 황산염은 주로 석탄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고, 질산염은 주로 자동차나 LNG 난방 등 고온에서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탄소류와 검댕은 석탄을 연소할 때 발생한다. 

 

  

Q: 물을 마시면 미세먼지의 영향을 줄일 수 있나.

 

​A: ​물을 많이 마시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하지 않아 미세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한다. 또 혈액의 수분 비율이 높아져 체내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진다.

 

 

Q: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나.

 

​A: ​없다. 가글과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은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로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항산화 성분이 있는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의 적당한 섭취가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말=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김경남 서울대병원 환경의학과 교수, 최혁진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 장준희 세란병원 내과 과장,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차흥원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권호장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국립암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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