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신공항 재추진’ 논란에 밀양시민 피로감
  • 경남 밀양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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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가덕도 재추진 언급에 대구·경북권서 밀양신공항 맞불

 

6·13 지방선거에 ‘밀양신공항 추진’ 여부가 선거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관심도 없는 밀양지역을 두고 이 문제를 다시 이슈화한 것에 밀양시민들은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오거돈 후보가 최근 가덕도 재추진을 언급하자 대구·경북권 정치권에서 강력 반발하며 밀양신공항 재추진 카드를 거론하고 있다. 당시 대구·경북·​울산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경남 밀양으로 밀었다.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새대열) 김형기 상임대표는 지난 4월10일 남부권 밀양 신공항 재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오 예비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했으나 대구ᆞ경북지역 정치권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대구도 정치권과 시장 후보, 지역 주도층이 결집해 남부권 밀양 신공항을 재추진하자”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 예비후보 또한 최근 “부산 정치인들이 또 표를 의식해 말도 안 되는 가덕도 신공항 공약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면 밀양신공항을 거론했다.​

 

신공항 입지가 백지화된 경남 밀양시 하남읍 일대 전경. ⓒ연합뉴스



밀양시민 “신공항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싫다”

실제 오 예비후보는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가덕도’가 최적지”라면서 “김해신공항의 신설 활주로는 3.2km로 안전종단구역을 포함해도 3.5km에 불과해 향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확장 가능성 면에서도 가덕도가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허성곤 김해시장도 같은 의견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종혁 부산시장 예비후보도 “당초 김해신공항은 잘못된 정치적 결정이었다”면서 “미래 영남권 관문공항 건설 계획이 아니었던 만큼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밀양시민들은 신공항문제는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2016년 6월 밀양신공항이 백지화되자 당시 홍준표 지사가 밀양시를 방문, 저가항공사(LCC)인 가칭 ‘남부에어’ 설립, 공항 예정지에 지방도 확포장에 도비 60억원 지원과 김해신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대구-밀양-신공항간 고속철도 등 후속대책 추진을 약속하면서 밀양시민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밀양시민 정모(56)씨는 “두 번에 걸쳐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땅값만 올랐고, 시민들을 상실감과 절망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며 "두 번 다시 거론하지 말라”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시민인 김정진(50)씨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얼마나 많은 시간 낭비와 지역갈등을 겪었느냐”며 “신공항을 이용해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을 선동하고 사기 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2007년 논의가 시작된 영남권 신공항은 뜨거운 지역 현안이었다. 정부는 2011년 신공항 후보지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검토했다가 환경 훼손과 경제성을 이유로 무산시켰다. 이어 2023년경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란 항공 수요 조사가 나오자 2013년 신공항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부산은 가덕도 유치를, 대구·울산·경남북은 밀양 신공항을 유치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결국 5개 광역자치단체는 신공항의 입지 결정을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하고 용역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ADPi가 실시한 용역을 토대로 2016년 6월21일 ‘김해신공항’을 최종 결정했다.

 

지난 4월5일 경남 김해시청 앞 공영주차장에서 열린 '소음·안전 대책없는 김해신공항 반대 시민 행동의 날' 집회에서 주민 대표 등이 김해신공항 결사반대를 다지며 삭발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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