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창원시장 후보에 ‘洪 측근 공천’ 논란 확산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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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경남도당 책임당원 5000여명, 창원시장 경선 주장하며 탈당 예고

 

지난 3월28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창원시장 후보로 현 안상수 시장 대신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시장을 공천하면서 경남도당에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안 시장이 무소속 출마 시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경남도당 책임당원들의 탈당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지역 정치 1번지인 창원시장 선거는 지난 20여년 간 ‘보수당=창원시장’ 공식을 20여 년간 굳건하게 지켜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천 파동에 따른 귀추가 지역 정가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당은 4월 10일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과 세종시장 후보로 각각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송아영 부대변인을 추대했다. 사실상 호남을 제외하고 광역단체장 공천을 마무리했다. 이날 홍준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공천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공천을 마쳤다”며 “오늘로 광역단체장을, 오는 20일 전까지는 모든 공천을 마칠 것”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는 “야당이 조기공천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당처럼 사정기구가 없고, (공천 탈락자에게) 줄 당근도 없기 때문이다”며 “조기공천을 해서 (공천 탈락자의) 반발을 무마시킬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과거보다 적게는 한 달, 길게는 50일 먼저 공천을 해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 했다”고 설명했다. 

 

4월 11일 창원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하며 탈당을 예고한 한국당 책임당원 ⓒ 이상욱 기자


탈당선언 당원들 “창원은 경남지사 선거 승패 좌우, 후보 공천 재고해야”

 

하지만 홍 대표의 ‘조기공천은 내부결속 다지기’ 발언은 부메랑으로 돌아와 당내를 들끓게 하는 모습이다. 4월 11일 안상수 창원시장의 공천 탈락에 반발한 한국당 책임당원들은 4월 2일에 이어 두 번째로 탈당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00여명의 책임당원들은 안 시장과 운명을 같이하기로 결의했다”며 “당이 4월말까지 창원시장 후보 경선을 실시하지 않으면 내달 안 시장과 함께 동반 탈당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한국당이 4월말까지 경선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상대책위는 창원시장 후보가 경쟁력이 없어 경남지사와 창원시장 선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기 때문에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송 출연이 잦은 정두언 전 의원 또한 홍 대표의 창원시장 후보 ‘사천’ 논란에 “건달 같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정 전 의원은 4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대표는) 자기 사람을 갖다가 공천에 반영한 건 정말 잘못된 것”이라면서 “과거에 본인하고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해서 '져도 좋으니까 나는 저 사람이 당선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건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 건달의 세계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경남지역 정치 1번지인 창원은 경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간 창원시장 선거에서는 보수 민심이 우위를 점해 왔다. 1998년 2회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들이 창원시장 자리를 꿰차며 ‘보수당=창원시장’ 공식을 20여 년간 굳건하게 지켜왔다. 창원은 인구 105만명의 거대 기초자치단체로서, 경남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이 몰려 있다. 자연스레 창원시장 선거는 경남지역 전체의 향방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최대 관심지역으로 손꼽힌다.

 

이와 관련, 경남정가 한 한국당 인사는 “창원은 경남지사 선거의 승패를 가를 전략 지역이다”며 “홍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면, 창원시장 후보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월 28일 인구 100만 명 내외의 준광역도시 단체장 후보의 전략공천을 확정하면서 창원시장에 조진래 전 경남도 부지사를 후보로 결정했다. 조 전 부지사의 창원시장 적합도는 당내·외 경쟁후보에 비해 최하위 수준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월24~25일 창원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71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창원시장 적합도에서 안상수 시장이 20.0%로 1위에 올랐다. 민주당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14.8%로 2위를 차지했다. 당시 한국당 후보군은 강기윤 전 의원이 4.7%, 김종양 전 경남경찰청장 3.0%, 김충관 전 창원시 제2부시장 2.1%, 조진래 전 경남도 부지사 1.3%, 최형두 창원미래네트워크 기획위원장 1.0% 등 순이었다.

 

한편 한국당이 창원시장 후보로 단수추천한 조진래 전 경남도 부지사는 홍 대표의 영남고 후배다. 그는 18대 의원을 지냈으며, 홍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임할 시 정무부지사, 정무특보,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지낸 홍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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