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에 ‘만기청람’ 비판 나와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6 09:58
  • 호수 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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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움직이는 핵심 ‘5인방’ 심층취재

 

문재인 정부는 누가 움직일까. 국정 운영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에는 ‘숨은 실세’로 통하는 비서관들이 있다. 여의도 정가와 집권여당 주변에선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등 5인방 역할에 주목한다. 실장·수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의 ‘통치 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는 핵심 참모라는 이야기도 들린다.​(시사저널 1487호 ‘文대통령 복심 읽으려면 이들 ‘5인방’을 주목하라’ 기사 참조)

 

지난해 11월30일 유시민 작가(노무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는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국회나 정당이 의제 설정 기능을 잃고 있다”며 “국민들이 답답해하거나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으면 청와대 청원 사이트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 같으면 헌법재판소나 국회로 오던 민원들이 다 청와대로 가고 있다”며 “청와대가 응답하면서 사람들의 생활과 밀착돼 있는 관심사를 슬금슬금 표 안 나게 당겨 먹고 있다”고 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다루며 나온 얘기였지만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는 최근 정국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월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청와대는 개헌부터 적폐청산, 경제민주화, 검찰개혁 등 굵직한 국정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며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분기점을 앞두고 있을 만큼 대북 이슈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 핵심 참모 등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면서 이들이 ‘실세’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적폐청산 등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있는 국정과제에 속도를 내기 위해 ‘통치 코드’를 공유하는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분명한 성과를 내려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이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인데 정작 총리와 장관, 부처는 보이지 않고 ‘청와대만 보인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언론은 물론 부처에서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선 “청와대 참모들이 정책 주도권을 틀어쥐면서 룸(행동반경)이 너무 줄어들어 ‘만기청람(萬機靑覽)’이라는 말마저 나온다”고 푸념할 정도다. 청와대가 실무적인 일까지 다 진행하면 일선 공무원들은 더더욱 청와대만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참모들이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야당과의 협치보단 국민을 직접 설득해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정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선 여당이 빠지고 청와대와 야당이 직접 부딪치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높을 땐 여당과 내각의 중요성이 간과되지만 지지율은 신기루와 같다. 지지율에만 의존하면 긴박한 위기 상황에 청와대는 고립되게 된다.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좋든 싫든 야당과 소통하고 협상하면서 거버넌스(협치)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원활한 국정과제 추진은 물론 장기적으론 지지율을 높게 유지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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