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 '탈당 승부수'…한국당 당권 교체 기폭제 될까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4.3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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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 측근 ‘사천’에 대한 반발…"무소속 창원시장 출마"

 

안상수 창원시장이 4월30일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했다. 광역시 규모 도시의 현역 단체장인 안 시장의 탈당으로 한국당은 40여일 앞둔 경남지역 지방선거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안 시장은 이날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뇌 끝에 자유한국당을 떠난다”면서 “홍준표 대표 체제의 정당에서 공정성과 정의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안상수 창원시장 ⓒ 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의 민주화와 정의 실현 앞장 설 것” 당권 경쟁에 역할론 제기

 

안 시장은 “(홍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한 나를 배제하고 지지율 꼴찌군에서 맴돌던 자신의 측근 인사를 (창원시장 후보에) 불공정하게 공천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창원시장에 출마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도 사퇴할 것이란 여론을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한국당은 이날 안 시장이 결국 홍준표 대표와 정치적 앙숙 관계 때문에 탈당한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홍 대표가 개인의 친소 관계에 따라 특정 후보를 창원시장 후보에 전략 공천한 ‘사천’ 논란을 불식시키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3월29일 안 시장은 홍 대표의 최측근 인사가 창원시장 후보로 결정되자, 후보자간 경선을 요구하며 탈당을 예고한 바 있다. 

 

안 시장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56.51%를 얻어 낙승을 거뒀던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로서 도전하는 입장이 됐다. 안 시장은 다음달 10일 예비후보로 등록한다.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박빙의 결과가 나온 점은 안 시장 입장에서 위기감으로 느낄만하다. 그가 현직 시장으로서 프리미엄을 내려놓고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안 시장의 탈당으로 경남지역에서 경남지사에 출마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조진래 창원시장 후보를 내세워 보수 결집을 끌어내겠다는 선거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홍 대표는 경남지역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창원에서 안 시장의 ‘양보’를 염두에 두고 경남지사 선거에 자신의 ‘재신임’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날 안 시장의 탈당은 지방선거 후 벌어질 한국당 당권 경쟁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안 시장으로서는 향후 당 대표 선출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선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선 후 복당 의지를 밝힌 안 시장은 “창원시민의 힘으로 당선된 후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와 정당의 민주화와 정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한국당에 대해 “한국당 지도부는 반성과 참회가 없다”면서 “앞으로 전략공천이란 이름으로 민의가 왜곡되는 ‘사천’ 관행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경남도당, '보수 공멸' 위기의식 속 후보 정리 가능성 기대

 

한국당은 보수 표 분산에 따른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늦어도 5월 중순까지 후보별 지지율과 보수주의 원칙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공감대가 형성될 것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 분열로 선거 판세가 열세로 돌아섰다”며 “공멸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 홍 대표와 안 시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후보 정리는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장 후보엔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확정됐다. 허 후보는 민주당 경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가 4월22일~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1.2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창원시장 후보로 결정됐다. 허 후보는 압도적으로 높은 정당 지지율 등이 강점이지만,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 간 갈등을 풀지 못한 채 본선 경쟁에 돌입한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안 시장의 이날 무소속 출마 발표에 따라 창원시장 선거는 민주당 허성무 전 경남도 부지사, 한국당 조진래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바른미래당 정규헌 중앙당 사회적경제위원장, 민중당 석영철 전 도의원, 무소속 이기우 전 부산시경제부시장 등 6명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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