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참 좋은 일이죠. 하지만 방산업계 입장에서는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어요. 뭐 당장 별일은 없겠지만….”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4월27일 오후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내수시장 의존도가 큰 방산업계 입장에서는 앞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해외시장 진출을 서둘러야겠다는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방산업계가 홀로 서고 안정적인 국방전력을 꾸려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시사저널 1490호 '남북 해빙 분위기에 국내 방산업계는 울상' 기사 참조)
방산업계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들에 한반도 해빙무드는 위기가 아닌 기회로 여겨진다. 그중에서도 특히 건설과 관광 부문의 기대가 커 보인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대통령께서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다.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했을 정도로 북한의 교통은 열악한 수준이다. 철도 등 교통 인프라 구축은 남북한 간 협력을 위해 필수니만큼 건설업계는 벌써부터 들뜬 모습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정상회담이 이뤄진 4월27일 “분단 이후 70년간 축적한 대한민국의 인프라 건설과 주택 건설, 해외 건설 노하우를 살려 남북한이 윈-윈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과 국토 종합개발에 적극 앞장설 것”이라며 미리부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멈춰 있는 남북한 간 관광산업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들썩거리는 모습이다. 특히 2006년부터 개성 및 금강산 관광개발을 주도해 온 현대아산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아산은 새로 사업을 벌일 것 없이 2008년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만 재개돼도 고무적이다.
반면 가장 늦게 남북 해빙 분위기를 체감할 것으로 거론되는 산업 중 하나는 이동통신 분야다. 아무리 한반도 해빙무드가 조성된다 해도 이동통신사업은 보안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은 북한 관련 사업을 벌이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