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후보 허태정(민주)-박성효(한국), 지상 대담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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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열린 자세로 시민과 적극 소통” vs 박 “행정 투명성과 공정성 강화”

 

6·13 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자유한국당 박성효, 바른미래당 남충희, 평화민주당 서진희​, 정의당 김윤기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전 발전을 위해서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는 이들 후보는 연일 광폭 행보를 펼친다. 시사저널은 이 가운데 거대 양당 후보인 허태정 후보와 박성효 후보를 각각 인터뷰 했다. 

 

허 후보는 지역경제와 청년실업 문제를 대전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박 후보는 이 외에도 인구 유출, 공직사회 사기저하 등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의 지역 현안 해결 방법과 발전을 위한 구상은 무엇일까.

 

6.13 지방선거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좌)와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전 시장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허태정(이하 허) : “6·13 지방선거는 대전이 ‘미래로 발전할 것인가’, ‘과거로 후퇴할 것인가’의 갈림길이 되는 중요한 선거다. 대전은 새로운 시작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경제·​문화·​복지·​교육·​안전 등 시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모든 분야의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일하며 원칙을 배웠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행정을 펼쳐왔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삶의 방향을 세웠던 처음 순간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더불어민주당의 가치를 지켜왔다. 원칙과 소통, 신뢰의 리더십으로 대전의 미래를 열어가겠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 하고, 더불어 행복한 대전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사랑하는 대전 시민들 앞에 섰다.”

 

박성효(이하 박) : “최근 대전시 상황은 매우 불안하다. 도시철도 2호선, 유성복합터미널 등 주요 현안은 지난 4년 내내 제자리걸음이고, 자영업 폐업 증가 등 지역경제는 흔들거리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대전을 성장이 멈춘 도시’로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 인구의 상징이자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만 명도 붕괴되며 대전의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나는 대전 사람으로 대전 시정을 책임졌던 사람이다. 그 경험과 열정을 발휘해, 내 고향 대전에 새로운 동력과 활력을 불어넣어 잘 사는 대전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간절한 마음으로 출마하게 됐다.” 

 

 

현재 대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허 : “지역경제 살리기, 그 중에 청년실업 문제 등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당면한 최고의 현안이다.”

 

박 : “현재 대전은 경제위기뿐만 아니라 민생불안정, 인구유출, 공직사회 사기저하 등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도시철도 2호선, 유성복합터미널 등 주요 현안들은 수년째 답보상태이거나 표류하고 있다. 또 일부 사업들은 과정상, 절차상의 문제로 민-관 대립은 물론 민-민 갈등 양상이다.” 

 

 

1호 공약은 무엇인가.

 

허 : “무엇보다 먼저 ‘4차산업혁명특별시’ 완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싶다. 이 공약의 핵심은 우리 대전이 보유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연구 역량을 원도심을 포함한 대전 전 지역에 확대 적용하고 도시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대전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창업 도전과 실패, 혁신과 재도전을 돕기 위한 ‘실패박물관’을 건립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 미래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바꿔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원도심 지역에 문화예술 창작·체험 공간을 집약해 감각적으로 도심을 재생하고, 진로교육·평생교육·은퇴자 재교육 등을 위한 교육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원도심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 대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

 

박 : “여러 공약 중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점이 가장 큰 것 같다. 우리 캠프에서 최근 ‘DTX(Daejeon metropolitan Train eXpress)’를 발표했다. 저심도 고속트램을 운행하는 내용이다. ‘(가칭)대덕테크노밸리 지선(대덕구 중리동∼전민동∼테크노밸리∼신탄진)’을 포함한 순환선인 도시철도 2호선 DTX는 기존 정부의 예비타당성 통과 예산 및 동일 노선으로 추진한다. 타당성 재조사 없이 내년 말 설계 착수에 들어가 2020년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DTX를 준비하면서 4가지 원칙을 정했다. 무엇보다 즉시 시행할 수 있고, 대중교통의 중심역할을 하면서, 교통소외지역인 유성구와 대덕구 등 대전북부지역을 포용하는 한편 도시경관 저해 및 타 교통수단과의 상충을 지양한다는 것이다. DTX는 이러한 4가지 원칙에 부합한다. 당선되면 약속대로 내년 설계 착수와 후년 착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박성효 후보는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으로 현 대전시의 현안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대전시는 월평공원, 유성복합터미널, 대전역세권, 리베라호텔 폐업, 갑천친수구역개발 사업 등 해결하지 못한 사업이 많다. 신규 사업보다는 이를 해결하길 원하는 시민이 많다.

 

허 : “모든 문제에서 시정의 동반자인 시민들의 의견을 잘 청취하고, 함께 논의해 시민에게 가장 필요한 방안으로 대안을 찾겠다. 유성복합터미널은 구청장 재직 시 유성의 가장 큰 현안이었다. 누구보다 이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고, 주민의 바람을 피부로 느낀 유일한 후보일 것이다. 그러나 구청장 권한 밖의 문제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다. 대전시민의 열악한 터미널 이용 불편 및 현 터미널 주변 교통 혼잡 해소, 지역발전을 위해서 신속한 사업 진행이 필요하다. 일단 후순위 사업자와 협상 진행 중이니 결과를 지켜보고, 협상이 결렬된다면 공영개발 방식도 적극 검토할 것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오랜 기간 제대로 된 결정도 못하고 끌어오면서 시민의 고통을 가중시킨 사업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재조사에 들어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빠르게 추진 할 것이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지식산업센터 건립, 철도박물관 유치 등의 방법으로 출구를 찾아 추진할 것이다. 월평공원과 매봉공원 등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지금 공론화 과정에 들어가 있다. 상반기 중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추진할 것이다. 특정사업자가 아닌 시민에게 ‘특혜’를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

 

박 : “현 대전 상황을 감안하면, 현안 해결과 신규 사업 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성장이 멈춘 도시의 심장을 되살리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행정력이 절실하다. 현재 대전은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부분 시민들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앞으로 사안마다의 난맥 원인과 배경, 해법 등을 하나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다만 이같은 현안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는 공통적인 원인에 대해선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2009년 철거에 들어가 2011년 12월 완공한 대전복합터미널(용전동)의 경우, 임시터미널을 마련하고 기존 부지에 신축했다.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 신축하는 유성복합터미널 보다 더 복잡하고 힘든 일이었는데 원만하게 마무리 됐다. 8년 동안 제자리걸음인 유성복합터미널이 왜 다른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유성복합터미널에 대해 필요 시 공영개발 등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 또 월평공원 등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원칙이 서야 한다. 월평공원의 경우 적절한 배치가 되지 않았고, 교통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일괄검토·제안방식에서 향후 개별검토·공모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대전시 차원의 밑그림이나 기준‧방침을 정해 추진하겠다. 이러한 현안 해결을 위해 저는 우선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짓겠다. 특히 해결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분석과 시민들의 공감을 확보하겠다. 더 이상 민-관 갈등, 민-민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행정은 이제 멈춰야 한다.”

 


대전은 예전에는‘과학 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뚜렷한 정체성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신규 사업도 대부분 유통 위주 사업이다. 과학공원은 철거됐고, 출연연의 주요시설들도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금의 대전은 ‘과학 도시’인지 ‘유통 도시’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허 : “대전은 유통 도시로서의 특성을 분명히 갖고 있다. 이 부분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발전시켜야 하는 게 사실이다. 작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으로 4차산업혁명특별시 완성이 반영됐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대전 시민과 지역 정치권이 합심해서 적극적으로 제안했고, 문 대통령도 대전이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로서 판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지역 역량을 극대화해 원도심에 4차산업혁명 맞춤형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고, 원도심 제2 대덕특구를 조성하는 등 대전경제를 살찌게 할 것이다. 대전의 잠재력을 반영해 4차산업혁명특별시를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도시로 향하는 대전의 새로운 시작점을 만들겠다.”

 

박 : “과학도시의 중심에는 대덕특구가 있고, 대덕특구의 활용은 대전의 정체성과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현재 대전시는 대덕특구의 좋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례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치안 현장 문제해결 아이디어로 꼽히는 ‘ETRI 인공지능 CCTV’는 제주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덕특구에서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지만, 이상하게 대전에서는 잘 모른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아 씁쓸하다. 또한 전문가들은 특구 내 외국인 연구원이나 기술자 비중이 높지만 이들 인력의 창업을 활성화하는 지원제도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대전시의 행정력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다. 대덕특구와의 가교 역할과 함께 출연연 연구 성과를 대전시민이 공유하고 또 기술산업화를 통해 대전발전으로 연결시키는 일을 위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시가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덕특구와의 협업이 필수조건이다. 우선, 연구기능에만 국한된 대덕특구를 산업과 비즈니스가 가능한 융합지구로의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특구 고유목적과 연구 분위기 조성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연구단지 부지를 생산 및 비즈니스가 가능한 부지로 개편할 계획이다. 대덕특구 내 4차산업혁명 선도 신기술‧신산업의 ‘테스트 베드’ 활용과 ‘규제프리존’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덕과학문화센터 중심의 4차산업혁명 체험‧전시관 및 ‘스마트 스트리트’ 조성, 대덕특구내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등 스마트 교통체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금탄‧대동 지역에 4차산업 스마트 융복합 단지를 조성해 대덕특구의 부족한 산업용지로 공급하고 인근의 과학벨트지구와 세종시,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을 연계한 첨단과학산업단지벨트로 개발할 구상도 가지고 있다.” 

 

허태정 후보는 "원칙과 소통, 신뢰를 바탕으로 대전시를 이끌어 나겠다"고 강조했다.

 

 

 

허태정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경쟁 펼치길" vs 박성효 "대통령 인기에만 편승해선 안 돼"

 

상대 후보에 대해 평한다면?

 

허 : “박성효 후보는 과거에 대전을 위해 애쓰셨고 훌륭한 역량과 자질을 갖고 계신 분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대전시장을 역임하고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네거티브 없는 깨끗한 경쟁을 펼치실 분이라고 믿는다.”

 

박 : “이번에 출마한 후보 모두 대전의 소중하고 훌륭한 인재들이다. 허태정 후보의 경우 구정을 책임져 봤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허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최근 허태정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은 대통령 인기에 편승, 도덕성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정당 인지도에 따라 당선되려는 분위기다. 본인 능력이 아닌 배경을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적어도 선거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정책·공약검증을 받는 등 유권자들의 정확한 판단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허 : “그동안에 들었던 좋은 평가 중 하나가 소통 능력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대다. 시민과 함께 소통하고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공직자들과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다른 어느 후보들보다 열린 자세로 시민과 공직자들과 소통하는 자세, 열린 자세가 제 강점이라 생각한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복잡할수록 중요한 문제는 사회적 갈등을 잘 해소하고, 하나로 묶어세우는 통합능력이다. 지도자에게 갈등조정 능력은 매우 중요한 리더십이다. 그 동안의 여러 경험과 평가를 종합할 때 제가 그 어떤 후보보다 조정능력을 잘 발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박 : “나만큼 대전을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 4년을 빼고는 평생 대전에서 살고 있다. 또한 공직에 입문한 뒤 대전시청에서 계장-과장-국장-실장-부시장까지 재직하고 민선4기에는 대전시장으로 선출돼 시정을 책임지기도 했다. 현재 대전시정 여러 분야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나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대전시청 근무 당시 5년을 경제국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벤처를 일으키고 공단을 조성하는 등 대전 경제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풍부한 시정운영 경험과 정직‧성실의 30년 공직생활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법을 어겨 사법처리를 받은 적이 없는 등 도덕적으로 문제없는 ‘클린 후보’라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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