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기자회견장에 발가락 없는 시민 등장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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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후보 장애등급 판정 절차에 의혹 제기…박 후보 "허 후보 거짓말 그만하라" 일갈

6월5일 오후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 4개의 발가락이 절단된 시민이 등장했다. 대전시 동구 판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맹관호씨(58)는 자신의 발을 직접 보여주며 “2015년 공사현장에서 발가락 4개가 잘리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아직 장애 판정을 받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어떻게 엄지발가락 1개 절단만으로 6급 장애 등급 판정을 받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을지병원에서 3개월, 하급기관에서 2개월의 치료를 받았다”면서 “발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2주 만에 퇴원했다는 허 후보의 말을 믿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맹씨는 사고 후 장애등급 판정을 받으러 2차례 구청에 신청했으나 모두 반려됐다. 이유는 발가락 4개 절단으로는 장애등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맹씨가 엄지발가락 1개 절단만으로 6급 장애 판정을 받은 허 후보에 유감을 표하는 이유다.

 

자신의 발을 보여주며 민주당 허태정 후보의 장애등급 판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맹관호 씨.


맹씨는 “허 후보의 장애등급 판정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던 차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진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성효 후보측 “허태정 후보는 계속 거짓말하고 있다”

 

이날 박성효 후보 측은 허 후보가 발가락 절단 관련 의혹은 물론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허 후보의 자서전 문구들을 꼽았다. 책에는 어린 시절 부친이 정미소, 목장운영을 하는 등 부자였다고 표현했으나, 언론 인터뷰에서는 졸업 후 생활비가 부족해 막노동하게 됐다는 발언에 주목했다. 또한 노동자 인권 운동에 앞장섰다는 허 후보가 노동자 기본 권리인 산재처리에 대해 무지해 신청하지 못했다는 발언도 의심했다. 

 

발가락 절단으로 인한 병역기피에 대한 의혹도 자세히 제시했다. “허 후보의 자서전에는 1989년 8월 아버지 사망과 비슷한 시기 대화공단 휴대용 버너 공장에 취업해 34만원의 월급을 받았다는 것까지 상세하게 적었다”라며 “다른 건 다 정확히 기억하면서 1989년 7월 발가락 절단 사고 당시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정신이 이상한 것이거나 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허 후보가 5월15일 “1989년도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발언했던 것을 5월24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라고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판정에 대한 의구심을 강하게 표출했다. 허 후보는 현재 6급 1호 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장애등급 판정기준에는 발가락 1개 절단으로 장애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계룡병원장의 소견만으로 장애등급을 받은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장애 진단서에는 ‘상대한 장애’라는 표현이 있으나 취미가 등산과 골프라고 답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박 후보는 “장애 진단서 공개로 당시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가 누구인지 밝혀졌다”라면서 “그 분의 양심선언을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허태정 대전 시장 후보에 대한 의혹을 설명 중인 박성효 후보.


 

이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허 후보의 유성구청장 재임 시절 유성구청에서 148명의 장애등록을 취소한 자료를 제시하며 “자신의 등급판정 오류는 그대로 두고 다른 사람의 장애등록만 취소했다”라고 몰라 세웠다.

 

박 후보는 “대전의 시민 단체들이 권력과 잘못된 관행을 감시하고 고쳐야 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일을 하지 않는다”라며 “시민 단체 활동이 일부 정권의 비호 단체가 된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시민 단체는 시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만큼 공명정대하게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앞서 대전시 66개 장애인 단체가 모인 ‘2018대전지방선거장애인연대’가 허 후보 사무실에 직접 방문해 장애등급 판정 의혹에 대한 해명을 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장애인연대는 이미 지난 6월1일 국민연금관리공단 대전지역본부에 허 후보 장애등급 판정 의혹에 대해 재심사를 요청했다. 

 

이와 반대로 또 다른 장애인 단체인 대전지체장애인협회는 6월4일 허 후보 지지를 선언해 허 후보의 장애등급 판정과 병역기피 의혹 공방 결과를 더욱 궁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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