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목·손목터널증후군, 평소 서로 관리해 줘야”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2 15:32
  • 호수 149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증과 병을 키우지 않기 위한 가족들 간 간편 마사지법

 

목·어깨·손목 통증은 현대인의 숙명처럼 돼 버렸다. 대부분 시간을 컴퓨터·스마트폰·TV 등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병원이나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 나아져도 잠시뿐이다. 자주 마사지숍에 가기는 금전적으로 부담스럽다. 건강 컨설턴트 김국호 민국원(珉國圓) 원장(47)은 “멀리 가지 말고 그냥 집에서 식구들끼리 서로 마사지만 해 줘도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이번에 출간한 《피로와 통증을 잡는 무통증 마사지》는 현대인들을 위한 간편 마사지법을 소개한다. ‘피로와 통증을 잡기 위한 구급 상비책’이 이 책의 콘셉트다. 요즘 유행하는 ‘홈트레이닝’을 뛰어넘는 ‘홈마사지’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게 김 원장의 포부다. 

 

© 시사저널 최준필


 

 

스마트폰 포기 안 되면 평소 근육 풀어줘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한 해 동안 일자목증후군으로 진료받은 사람이 269만6000명에 달한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일자목증후군은 앞으로 목을 길게 빼는 자세 때문에 ‘C자’ 형태의 정상적인 경추 모양이 ‘1자’ 형태로 변하는 질환이다. 목 척추가 정상적인 배열을 보일 때는 머리의 무게가 목뼈와 디스크로 분산되는 반면, 일자목에선 분산이 어려워 근육·인대·관절에 무리가 간다. 일자목이 만성화되면 목뿐 아니라 머리와 어깨에도 통증이 온다. 일자목증후군 환자의 2011~16년 연평균 증가율은 2.4%였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고개를 앞으로 빼는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진 탓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분석했다.

 

일자목증후군 외에 목·허리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정중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통로인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무리한 손목 사용으로 두꺼워지면서 정중신경을 압박, 손가락과 손바닥에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 등도 원인이 비슷한 질환들이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쓰지 않는 것이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마사지 등을 적절히 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국호 원장은 “병원에서 치료받는 시간은 1~2시간에 불과하다. 마사지숍에 수시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매일 저녁 집에서 식구들끼리 10~15분만 몸을 마사지해 줘도 일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책에 소개된 일자목증후군 마사지법은 복잡하지 않다. 우선 마사지 대상자를 침대에 눕힌 뒤 머리 쪽에 의자를 두고 앉는다. 대상자의 어깨뼈 맨 아래쪽이 침대 위 끝자락에 걸치도록 조절한다. 자신의 팔꿈치와 손목 사이에 대상자의 머리를 두고 밑으로 살짝 내려준다. 대상자 팔은 양옆으로 늘어뜨리게 한다. 눈도 감도록 한다. 이어 목 근육을 중력과 호흡을 이용해 풀어준다. 대상자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모습을 보면서 12~15초 정도를 한 세트로 한다. 책 속엔 다양한 마사지 시연 장면이 사진으로 담겨 있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므로 중학교 3학년 정도의 체격과 체력만 갖추면 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은 책 추천사에 “책만 보고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다양한 마사지법을 따라 할 수 있다”며 “평생 몸을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해 온 나 같은 사람은 물론 일반인들도 특별한 의학적 지식 없이 쉽게 배우고 응용 가능하다”고 적었다. 

 

책은 마사지법과 더불어 마사지의 역사와 원리, 마사지법 습득을 위한 기초 건강 상식, 해부학적 지식 등도 소개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질의응답(Q&A)’ 형식을 빌려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생활밀착형 주제들을 쉽게 풀어놓았다. ‘정면 사진에서 내 얼굴의 좌우가 다를 때는’ ‘전자기기 때문에 갑자기 시력이 안 좋아졌을 때는’ ‘비염과 축농증이 있는데, 코로 숨 쉬고 싶다면’ 등이 대표적인 질문이다. ‘모든 시술을 마치고 가벼운 운동을 한 후에는 따뜻한 물이나 발효차를 마시는 게 좋다.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녁에 시술받았다면 차는 삼가고 생수를 마셔야 한다’는 등 세세한 팁도 눈길을 끈다.

 

김국호 원장은 오랜 이론 공부와 임상 경험을 거쳐 이번에 책을 냈다. 그 자신도 사고·수술 등으로 인해 일생 통증을 달고 살았다. 경남 사천시에서 태어난 김 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행상을 돕다가 고등학교 1학년 무렵 병원으로부터 요추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20대 중반에는 큰 교통사고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두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2014년엔 척추 손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2년 넘게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서야 걸을 수 있게 됐다. 

 

© 좋은땅 제공


 

 

자체 경험과 임상 경력 바탕으로 책 출간

 

이런 직접적인 경험에 전문적인 공부가 더해졌다. 김 원장은 32세에 대만 국립 양명대학교에 입학해 물리치료와 보조과학을 전공했다. 가난한 유학생이던 그는 공부와 마사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하루 3시간 정도밖에 못 자면서 학창 시절을 버텼다. 이후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건강 컨설팅과 치료를 해 줬다. 김 원장은 “마사지의 해부학적·기술적인 면과 20여 개국 출신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마사지 기술 중 부작용이 없는 방법 위주로 책에 서술했다”고 전했다. 

 

책 제목 중 ‘무통증’이란 아프지 않게 마사지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간단한 테크닉을 통해 환자들 통증을 없애준다는 의미라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아픔을 참다가 질환을 키워 수술할 지경에 이르러야만 ‘환자’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 안일하고 위험하다”며 “평상시에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서로의 근골격을 안전하게 풀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책을 낸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마사지법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독자들에게 보충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