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라도 북한을 공부하자
  • 박영철 편집국장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5 11:04
  • 호수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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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진정한 남북 화합과 평화, 통일 위해선 북한 공부해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사저널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투자지침’을 입수해 1497호 커버스토리로 단독 보도한 것은 북한 정보에 목마른 우리 사회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이 지침은 북한판 외국인투자 촉진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이런 보도가 중요한 것은 북한의 진짜정보기 때문이다. 올해가 만으로 분단 73년 되는 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북한에 관한 가짜뉴스가 판을 쳐왔다. 분단 직후 및 한국전쟁 직후에는 적개심 내지 증오심으로 가득 찬 기사가 대부분이었고, 군사정권 출범 후에는 한층 강화된 반공 이데올로기가 북한에 대한 객관적 접근을 막았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북한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였다. 분단 후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북한을 소 닭 보듯이 하게 된 것이다. 이른바 진보정권이 들어선 후에는 북한에 대한 우호적 접근을 시도했으나 남한의 호의를 악용한 북한의 배신 행태로 퍼주기 논란만 확산됐다.

 

제11회 '중국-동북아(東北亞)박람회'가 2017년 9월1일 지린성 창춘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연합뉴스


 

이런 행태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북한을 대하는 자세였다. 모두 문제가 많았다. 싫다, 좋다, 무관심을 오갔던 게 남한의 방식이었다. 북한이라고 한들 남한을 대하는 자세가 나은 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북한은 더 문제가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은 생략한다. 문제는 앞으로는 기존 방식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북한이 세계 최강국 미국까지 위협하는 핵을 갖고 있다. 현행 국제법상 불법이지만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인 것이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북한의 핵을 완전 제거하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남북한이 평화 공존하려면, 이제는 북한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풍토는 아직 이와는 거리가 멀다. 이질화를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통일에는 관심이 없고 북한을 남한의 경제를 살리는 도구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공부도 필요하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긴 탓에 조선시대에도 남북 간의 대립의식이 강했다. 북쪽 주민들은 수도 한양은 남쪽을 대표하는 곳이고 북쪽의 대표는 평양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것이 일제 강점기 때 경평(京平)축구가 열린 역사적 배경이다.

 

서북(西北)지방으로 불린 평안도와 관북(關北)지방으로 불린 함경도에 대한 차별은 다른 지방보다 심했다. 조선 후기 평안도에서 홍경래의 난(1811~1812년)이 일어났던 것도 이런 민심이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전쟁 때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운 것은 이런 우월감과 원망이 이데올로기의 탈을 쓰고 분출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진정으로 남북 화합과 평화, 나아가 통일을 바란다면 이제부터라도 북한을 공부하자. 시사저널도 북한 정보를 대폭 늘려 일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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