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분 검사로 두경부암 위험 ‘뚝’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4 14: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 내시경으로 입·목 검사 통해 암 조기 발견

 

1년에 한 번 정도 동네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면 두경부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은창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내시경을 코에 넣어 인두·후두 등을 검사하면 두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금식할 필요도 없고, 가느다란 내시경을 코로 넣어 입안과 목 등을 살펴보는 데 1~2분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두경부암은 뇌와 눈을 제외한 머리와 목에 생기는 모든 악성 종양이다. 흔히 알고 있는 갑상선암도 두경부암의 일종이다. 발성과 관련이 있는 후두에 암이 생기면 목소리부터 쉰다.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입안에 궤양이나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돼도 구강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후두암, 구강암, 혀에 생기는 설암 등이 모두 두경부암이다. 

 

의료진이 후두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대부분 증상이 없으므로 1년에 한 번 정도 집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빨리 두경부암을 발견하는 일이다. 가장 흔한 두경부암은 후두암인데, 이 암을 1기에 발견하면 완치율(5년 생존율)이 95%로 높다. 일찍 발견하면 목소리를 잃지 않고도 후두암을 치료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 환자는 연간 3000~4000명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러나 표정이 있고, 말하고, 보고, 듣는 기관이 모인 얼굴에 암이 생기면 치료가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어떤 암보다 중요하다. 최은창 교수는 "후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 방사선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늦게 발견하면 수술 후 목소리를 잃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사저널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과 음주다. 또 일부는 특정 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도 2013년 이 바이러스에 의한 두경부암에 걸렸다.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밝혀져 백신이 개발돼있다. 백신을 맞으면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일부 두경부암 예방 효과도 볼 수 있다. 또 아직 의학적으로 이견이 있지만, 침샘암과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일부 전문의는 휴대전화로 통화할 때 이어폰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매년 7월27일은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는 이날 오후 3~5시 전국 25개 병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진행한다. 검진을 원하는 사람은 학회 홈페이지(www.kshno.or.kr)와 전화(02-2019-3371)로 신청하면 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