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10명에게 전파하는 ‘결핵’ 주의보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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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 의심하고 병원 찾아야···연간 국내에서 2000명 사망

 

병·의원 종사자의 16%가 잠복 결핵을 소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잠복 결핵이란 결핵균이 몸에 들어왔으나 면역력에 의해 억제돼 질병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력도 없다. 면역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발병한다. 일반적으로 잠복 결핵 소지자의 약 10%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하고 90%는 잠복 결핵 상태를 유지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감염내과 박윤수 과장팀은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헬스케어 담당 직원 1655명의 잠복 결핵 소지 여부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16%인 271명이 잠복 결핵 소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 결핵 소지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일수록(여성의 1.5배) 높았다. 

 

또 지난해 12월 부산대에서 결핵 환자가 확인된 후 보건 당국은 그 학생과 접촉한 재학생 150여 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20여 명이 최근 잠복 결핵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16년 3월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결핵 예방의 날 행사에서 대학생 홍보단이 결핵 퇴치를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결핵은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최선의 결핵예방법은 백신(BCG) 접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생후 1개월 이내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다이어트·과로·스트레스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균형적인 영양 섭취를 유지해야 한다. 

 

보통 결핵 환자 1명이 10명 이상에게 균을 전파한다. 결핵균은 공기·옷·식기·악수·화장실 변기 등으로 전파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손수건·소매 위쪽을 이용해 입과 코를 가려야 결핵균의 전파를 줄일 수 있다. 2주일 이상 기침이 계속 이어지면 결핵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만일 결핵 환자와 접촉했다면 병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잠복 결핵 감염자 중 발병 위험이 큰 사람은 발병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를 받으면 결핵 발병을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6년 ‘글로벌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결핵은 전 세계인의 ‘톱 10 사망원인'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결핵은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비롯되는 후진국 병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가 77명에 달한다. OECD 평균의 8배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임재준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연간 국내에서 2000명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폐렴 사망자가 3000명 정도니까 적은 수치는 아니다"라며 "결핵은 열심히 치료받으면 낫는 병이다.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6개월 동안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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