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된 지 34년이나 돼 낡았고 수장고가 포화상태여서 증축이 시급하지만, 문화재 보호구역인 진주성(사적 118호) 내에 위치해 어려움이 있다.”
전국 유일의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인 경남 진주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진주박물관은 진주성 내 부지 1만7772㎡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7588㎡ 규모로 1984년 건립돼 전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낡고 협소하다.
전시공간(2283㎡)은 전국 지역박물관 중 가장 협소하다. 기획전시실도 212㎡ 규모로 전국 13개 국립박물관 중 최하위여서 대국민 문화서비스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8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한 수장고는 이미 포화상태여서 층층이 쌓고도 공간이 모자라 유물이 바닥에 놓여 있다. 지역 출토 문화재를 보관·관리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해 박물관 고유기능인 국가문화유산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해마다 경남에서 발굴되는 유물 1만여 점 중 일부는 새로 지은 경주박물관 수장고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립 34년 지나 노후화 심각, 외곽 이전 목소리 고조
최근 여가 활동과 문화에 관한 관심이 커져 전시뿐 아니라 교육 강연 등 다양한 문화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충족시킬 공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진주박물관이 위치한 진주성은 사적지로 차량이 통행할 수 없어 진주성 입구에 주차한 후 600m 이상 걸어야 하는 불편이 따르고, 외지인은 2000원의 입장료를 부담해야 한다.
2002년 복원된 공북문 등 2곳의 출입구가 누각으로 막혀 5톤 이상의 대형 소방차가 출입할 수 없어 화재 발생 때 큰 피해도 우려된다.
진주박물관이 지역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국립박물관의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진주시민들의 결집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이유다.
진주시민 조한길씨(49)는 "진주박물관이 진주성안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다른 국립박물관에 비해 좋지 않고, 시설도 너무 낡고 노후화돼 진주성 밖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주박물관 최영창 관장은 “박물관의 기능이 전시 위주에서 사회참여 쪽으로 바뀌고 있어 증개축이 시급하나, 사적지에 있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진주성 바깥으로 이전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관장은 또 “현재 박물관이 진주성안에 있어 관람객들의 접근성이 불리하다”며 “국립박물관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지역의 유물 등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