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①] ‘미운 오리 새끼’ 최저임금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7.27 11:36
  • 호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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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두고 시작된 ‘프레임 전쟁’…“소상공인 망한다” vs “본질은 다른 곳에” 충돌

 

7월14일 새벽에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7월13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확정하자, 노사 양측이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당초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던 사용자 측은 인상된 최저임금이 결국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업 측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저임금 재심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반면 노동계는 당초 요구했던 최저임금보다 낮은 금액이 책정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공약을 시작도 해 보지 않고 포기한 것이라며 맹비난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자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용자 측은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돼 결국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당장 오르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문제에 가려진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가맹점 수수료 등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의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은 현재 노사 양측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가 돼 버렸다. 

 

사용자 측은 이번 최저임금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계층은 자신들을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피해자’로 규정하고 정부안의 철회와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사용자 “중소상공인·자영업자 망한다” 

 

소상공인연합회, 외식업중앙회, 경영인권바로세우기 중소기업단체연합,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상공인총연합회 등은 공동 주최·주관으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출범식을 7월24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지하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최저임금 인상안을 미수용해 개별적인 자율협약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생존권 운동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은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개회사에서 “소상공인은 1년 남짓 기간에 29%가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등 소상공인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과 함께 확정고시 집행정지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해 운동연대가 나서고 각계 성원을 담아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8월29일 개최할 것이다. 광화문에 119센터를 설치해 소상공인의 민원을 모으고, 생존권 연대 동참을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측의 노사문제를 담당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최저임금 반발 대열에 합류했다. 경총은 7월23일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재심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경총은 “이번 최저임금안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이의제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사용자 측의 반발과 재심의 요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7월25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재심의 내용을 면밀히 살피고 검토해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동계도 이번 최저임금에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양대 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이 폐기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정한 직후 성명을 통해 “외형상 두 자릿수 인상이지만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 인상 효과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추가되는 등 산입범위가 늘어난 걸 고려하면 실질 인상률은 3.2~8.2%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5월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입범위가 늘어났고, 실질적으로 노동자가 받을 임금 인상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7월13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 측 위원들이 불참한 채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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