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졌을 때 기억해야 할 응급처치 4가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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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없으면 목 고정부터…증상 좋아졌더라도 병원 진료받아야

 

누군가 물에 빠졌다면 당황하지 말고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응급처치는 다음의 4가지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응급처치를 시행하기 전에 119에 신고해야 한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면 응급처치 전에 신고를 부탁해도 된다. 

 

 

1.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조심스럽게 환자를 물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 

 

물에 빠지면 대개 호흡 마비가 발생해 사망한다. 기관지와 폐로 많은 물이 유입돼 기도를 차단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며, 들어온다 해도 양이 많지 않다. 대개는 물이 기관지 안으로 유입되려는 순간 후두나 기관지가 수축하면서 호흡이 되지 않아 질식한다. 

 

따라서 환자를 물에서 꺼낸 후 환자가 마신 물을 빼기위해 복부를 압박하거나, 환자의 머리를 밑으로 떨어뜨리고 허리를 들어 흔들어서 기관지 내의 물을 빼내려는 행위는 거의 불필요하다. 시간만 지연시키므로 시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pixabay)

 

2. 환자의 목을 최대한 고정해야 한다.​ ​

 

 

물에 빠진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신체(특히 두경부)에 상처가 있거나, 팔·다리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 있으면 경추(목뼈)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를 처치해야 한다. 

 

이는 특히 다이빙이나 입수 도중에 의식이 나빠진 환자의 경우 반드시 의심해야 할 점이다. 대부분은 아래쪽 목뼈 및 신경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에 빠진 환자를 처치할 때 경추 손상이 의심되면 환자의 목을 최대한 고정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전신을 고정하는 게 좋다. 

 

 

3. 필요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환자를 물 밖으로 꺼낸 뒤 필요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익수로 인한 심정지의 경우, 먼저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심정지의 경우 심장마사지(가슴 압박)만 시행해도 효과가 있으나, 익수의 경우 호흡성 심정지이므로 가급적 인공호흡을 하는 것이 이롭다. 심장마사지 30회, 인공호흡 2회 비율로 하면 된다.

 

  

4.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로 체온을 유지해 줘야 한다.​

 

 

물에 빠진 환자는 구출 및 소생술 후에 아무리 괜찮아 보여도 가능한 한 빨리 병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호전된 후, 이차적으로 폐 등에 손상이 와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온이 차가운 물에서 오래 노출된 경우에는 저체온증이 발생해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므로, 환자를 후송할 때 즉시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로 체온을 유지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도움말=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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