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노력을 다해야 불로장생 한다
  • 이경제 이경제한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0 10:45
  • 호수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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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제의 불로장생] 하늘로 올라간 불로 신선

 

중국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손자 유안(劉安)은 황제의 총애를 받아 회남왕으로 봉해진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방술을 즐겨 수천 명의 식객을 뒀다. 식객들의 도움으로 도교의 백과사전인 《회남자(淮南子)》를 집필했다. 불로장생을 좋아하는 한 무제와 죽이 잘 맞아 조서를 쓰거나 결정을 내릴 때 조언을 했다. 

 

어느 날 노인 여덟 명이 회남왕을 찾아왔다. 문지기가 그 노인들을 보고 퉁명스럽게 대했다. “우리 왕은 늙지 않는 방법을 알거나 박식한 학자, 힘이 센 사람을 좋아하오. 댁들은 노인이라 늙지 않는 법을 아는 것도 아니고 힘도 세 보이지 않는데, 그럼 학자인가?”

 

한 마을 주민들이 함께 운동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노인들이 대답하기를 “왕께서 현명한 사람이 찾아오면 옛날 주공(周公)처럼 달려 나온다고 들었소. 그런데 우리가 단지 노인이라는 이유로 만나지 못한다면 실례라 할 수 있소”라며 순식간에 15세 정도의 어린이로 변신했다. 문지기는 놀라 달려가서 보고하고 회남왕은 뛰어나와 여덟 노인을 맞이했다.

 

회남왕이 인사를 하니, 여덟 명의 도사들은 다시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저마다 선술을 지니고 있는데, 첫째는 비와 바람을 부르고, 구름이나 안개를 일으켰다. 땅에 선을 그어 하천을 만들고 흙을 쌓아 산을 만들었다. 둘째는 산을 평지로 만들고, 샘물이 솟는 것을 멈추게 했다. 호랑이나 표범, 용을 부르고 귀신을 부렸다. 셋째는 분신술과 은신술에 능하고 낮을 순식간에 암흑으로 바꿀 수가 있었다. 넷째는 구름을 타고 공중을 걷고 바다 위도 걸었다. 순식간에 공간이동을 할 수 있었다. 다섯째는 불에도 화상을 입지 않고 물에도 빠지지 않으며, 칼이나 활에 맞지 않았다. 여섯째는 어떤 모습으로도 변신할 수 있고, 산을 움직여 강을 막고 집을 들어 옮길 수가 있었다. 일곱째는 연금술로 흙을 금으로, 납을 은으로 바꿨다. 구름을 타고 공중을 날았다. 

 

옛사람들이 꿈꾸는 신선의 모습이다. 회남왕은 노인들을 팔공으로 모시고 단약을 만들어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때 그릇에 남아 있던 단약을 핥아먹은 닭과 개도 승천해 하늘에서 개와 닭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계견승천(鷄犬昇天)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닭과 개도 주인만 잘 만나면 같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원하는 결과는 하늘로 승천하는 것인데, 한 명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여덟 명의 스승을 모셔야 한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것도 한 가지만 열심히 해서 되지 않는다. 필자는 비타민과 영양제 수백 가지를 직접 몸에 사용해 봤다. 한약은 단일 처방 또는 복합처방으로 1000여 가지 이상을 써봤고 유명한 처방은 거의 다 써봤다. 봉침을 강하게 주사해 쇼크가 와서 죽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다. 이런 과한 경험이 있기에 적정량을 몸으로 깨달았다. 

 

지금도 과로하면 링거를 맞고 지치면 보약을 먹는다. 한 가지만 먹는 것이 아니다. 링거와 주사 요법도 다양하게 적용한다. 수승화강(水昇火降)이 필요하면 침향을, 양기활력(陽氣活力)이 필요하면 녹용을 쓴다. 몸이 뻐근하면 교정을 받고 카이로프랙틱(신경, 근육, 골격을 복합적으로 다루는 치료법)이나 스포츠마사지도 받는다. 신선이 되려고 해도 팔공을 모셔야 하고, 건강해지려고 한다면 자신에게 좋은 것을 다 해야 한다. 몸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고, 노력을 다 해야 불로장생의 길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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