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전대④] 김진표, 위기 처한 J노믹스 구세주…당 장악력은 ‘글쎄’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7 13:27
  • 호수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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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후보, 중도 성향 관료 출신 ‘反이재명’으로 친문 지지 기대

 

김진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 꼭 필요한 인적 자원이다. 통상 관료사회는 보수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두 번의 진보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 중 민주당 원내에서 활동하는 이는 많지 않다. 부총리급 이상 경제 관료 중에선 김 후보가 유일하다. 

 

김 후보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후보는 행시 13회로 공직에 들어온 뒤 줄곧 경제 한 분야에서만 근무했다. 초임지가 대전지방국세청이어서 그런지 그의 재무부 이력 중 ‘세제(稅制)’가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한다. 재무부(훗날 재정부)에서 힘 있는 자리인 ‘세제실장’으로 근무한 것도 DJ 정부 때인 1999년 무렵이다. 김 후보는 DJ 정부 때 경제관료의 꽃인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차관급),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맡은 뒤 노무현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똑똑한 경제관료를 추천해 달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요청에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선택한 이가 김 후보였다.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지낸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해서다.  

 

2004년 17대 때 처음 국회에 입성한 뒤 김 후보는 내리 4선을 지냈다. 2011년엔 원내대표도 맡았다. 선출직 선거에서 김 후보가 패배한 것은 2014년 경기지사 선거가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당대표후보가 8월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기자)

 

 

DJ·盧 정부 요직 올라…文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역임

 

정치적 성향으로 보면 중도적 색채가 짙지만 관료사회에서 보는 김 후보는 진보적이다. 금융실명제·부동산실명제 등 각종 개혁정책은 그가 실무자 시절 입안한 정책들이다. 주5일 근무제도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꾸려진 국정기획자문위에서 위원장으로 일해 정부 정책 전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경제 사정 악화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 후보에겐 되레 유리한 환경이다. 경제가 위축된 마당에 여당이 민생은 뒷전으로 두고 이전투구식 정쟁을 벌일 경우 이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김 후보는 안정감을 준다. 경제 회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청와대에 김 후보는 상호보완적 파트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현 경제팀에도 김 후보는 ‘말’이 통하는 우군이다. 원내대표 시절 야당과 비교적 원활하게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볼 때 야당과의 협치도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정국 운영의 방점이 ‘협치’에 찍힐 경우 강력한 지원무기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약점이다. 당 장악력에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해철 의원 등 일부 친문(親文) 세력이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을 곱지 않게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 의원이 당 사무총장에 나서 실질적으로 당을 꾸릴 거란 이야기가 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거취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반이(反李) 성향의 친문 세력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이 밖에 후보자 세 명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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