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상상플랫폼 ‘전용면적 34%’ 인천시민 공간
  • 인천 = 구자익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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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청년 일자리 창출과 문화·관광의 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할 것”

인천항 내항 8부두에는 낡은 곡물창고가 들어서 있다. 폭은 45m이고, 길이는 무려 270m에 달한다. 연면적은 1만2150㎡이다. 단일 창고 중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창고 건물의 특성상 내부에 기둥이 없기 때문에 활용 가치가 높다. 인천시는 이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국비 123억원과 시비 273억월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곡물창고를 문화·관광·쇼핑 등의 기능을 갖춘 ‘상상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곡물창고를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문화·관광의 혁신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미국 볼티모어 내항(Inner Harbor) 재개발의 중심이 된 ‘하버플레이스’와 일본 요코하마(橫濱)항 관광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아카렌가 창고’를 벤치마킹했다. 이를 토대로 상상플랫폼의 콘셉트는 ‘인천지역 청년들의 창업·지원공간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복합 문화·관광시설’로 정했다.

 

상상플랫폼은 앞으로 20년간 CJ CGV가 운영을 맡기로 했다. 연간 임대료는 21억3000만원이다. CJ CGV는 상상플랫폼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용면적의 30% 이상을 인천시민 등의 공간으로 채우기로 했다.   

 

 

인천항 내항 8부두에 들어서는 '상상플랫폼'의 조감도. ⓒ인천시청

 


‘컬쳐플렉스’로 거듭나는 상상플랫폼

 

인천시에 따르면, CJ CGV는 ‘문화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는 생동감 있는 공간’을 상상플랫폼의 콘셉트로 정했다. 낡고 단절된 곡물창고를 문화·역사·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과 최첨단 문화콘텐츠를 즐기면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현할 수 있는 공간,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상상플랫폼은 지하1층, 지상2층짜리 전용면적 1만4194㎡ 규모의 ‘컬쳐플렉스’로 꾸며진다. 이 중 전용면적 4774㎡(33.6%)는 인천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기능 공간으로 조성된다. 여기에는 청년창작공방과 시민참여공방, 청년 창작마켓, 청년 푸드트럭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VR/AR) 연구 공간, 청소년 영화스쿨, 영화촬영 지원 공간, 생각발전소(도서관), 문화광장(플리마켓), 녹지 및 전시 공간 등이 들어선다. 나머지 전용면적 9420㎡(66.4%)에는 연간 약 30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는 문화·관광·쇼핑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 

 

CJ CGV는 상상플랫폼이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8부두 주차장 등 오픈 공간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8부두 레드카펫 행사와 e스포츠 정기 리그전, 8부두 물총 축제, 여름밤 맥주파티, VR 영화제, 청년 제작 영화제, 청년 프드트럭 페스티벌, 각종 공연 등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외지 관광객을 유도해 인천항 주변 원도심의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CJ CGV는 상상플랫폼 시설공사 및 각종 콘텐츠 도입 명목으로 사업 초기에 약 3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에 인천지역 인재 약 2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상상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5년마다 재투자 계획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을 인천항 내항 1·8부두의 앵커시설로 성장시키기 위해 미국 볼티모어항 내항에 건립된 하버플레이스와 일본 요코하마항의 아카렌가 창고를 벤치마킹했다.

 

 

관광 효자 ‘하버플레이스’와 ‘아카렌가 창고’

 

볼티모어시는 1963년부터 항만재개발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시 정부와 향토기업, 지역 정치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이들은 22만㎡에 달하는 버려진 해변 공간을 재개발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핵심 콘셉트는 ‘페스티브 마켓플레이스(Festive Marketplace)’다. 이는 문화와 쇼핑, 먹거리, 볼거리, 이벤트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1년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항구로 탈바꿈 시킨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는 항만 재개발의 교과서라는 평가다.

 

특히 내항에는 문화공간과 레스토랑, 쇼핑몰, 스포츠 경기장 등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1980년에는 대규모 식당가와 쇼핑몰이 들어선 2층짜리 ‘하버플레이스’를 건립했다. 여기에서는 연간 약 200회의 공연도 열린다. 관광객은 연간 약 1100만명에 달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하버플레이스의 성공 요인은 수변 공간에 쇼핑과 먹거리, 실내·외 이벤트가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붉은 벽돌 창고’로 불리는 요코하마항의 아카렌가 창고는 세관의 화물창고로 이용되다가 1989년에 용도가 폐기됐었다. 요코하마시는 아카렌가 창고와 대지를 매입해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후 리모델링을 거쳐 2002년에 요코하마항의 활기와 문화를 재창조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에만 6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해마다 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어 ‘요코하마항 관광의 효자’로 불린다.

 

아카렌가 창고 1호관의 연면적은 약 6000㎡ 규모이며, 문화시설로 운영된다. 미술관과 전시관이 들어서 있으며 계절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이 진행된다. 상업시설로 운영되는 2호관의 연면적은 약 1만1300㎡에 달한다. 레스토랑 100여개와 쇼핑몰이 들어서 있다. 운영은 ㈜요코하마 아카렌가가 맡고 있으며, 미츠비시와 삿포로맥주 등의 기업이 지분을 갖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상상플랫폼은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의 마중물 사업”이라며 “상상플랫폼이 하버플레이스나 아카렌가 창고 같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관광의 혁신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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