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과잉 해소에 급급한 창원…서민 주거 안정은 뒷전?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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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신규 아파트 2020년 이후 공급하면서 임대주택 분양도 연기 요청

경남 창원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돌고, 미분양 주택이 6800여 채에 이르는 등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앞으로 2년 동안 주택 1만4234 채가 준공을 대기하면서 창원의 주택은 포화 상태다. 하지만 아직 집 없는 서민은 여전히 넘쳐난다.

 

한 지역의 주택 공급 수준을 총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주택보급률이다. 이는 특정 지역의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양적 지표로서, 가구 수에 비해 주택 재고가 얼마 되는지를 보여준다. 창원시에 따르면, 2016년 창원 가구 수는 40만284 가구, 주택 수는 42만3577 채로 주택보급률이 105.8%다. 모든 가구가 집 한 채씩 있을 만큼 주택이 공급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창원엔 집 없는 서민이 너무 많다. 2016년 기준 창원의 자가보유율은 59.9%다. 자가보유율이 자가 보유 가구를 전체 가구 수로 나눈 지표이므로, 10가구 중 4가구가 무주택 가구인 셈이다. 

 

ⓒ 연합뉴스

 

 

의창구 등 3개구 다주택자 비중 15% 넘어…새로 공급되는 주택 부자들 차지

 

창원의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주택보급률이 높아졌는데 자가보유율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창원에서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3만5346명이다. 다주택자 가운데 세 채 이상 보유자도 7517명이나 된다. 특히 의창구(20.0%)는 다주택자 비중이 20%를 넘었고, 성산구와 마산합포구는 15.8%에 달했다. 또 창원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보유한 주택 수도 5만2290 채에 달했다. 주택이 새로 공급되는 데로 집 부자들이 가져갔다는 분석이다. 

 

주택이 꾸준히 공급되는데 집을 소유한 서민들은 갈수록 줄고 있다는 통계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8월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소득계층별 자가보유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2년 이후 중·고소득층은 자가보유가 상승했지만, 서민들은 52.9%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펼친 초저금리 정책이 다주택자들의 투기욕구를 자극해 주택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면서 서민들은 전·월세를 택했다. 월세화가 가속하면서 주거비 부담도 양극화가 심해졌다. 국토연구원은 실제 저소득층의 전세비중은 2012년 13.2%에서 2016년 12.9%로 하락했지만, 월세 비중은 32.5%에서 35.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창원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2013~15년 '빚내서 집사라’면서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비율) 규제를 해제한 것이 투기로 이어졌다”면서 “결과적으로 주택이 많이 공급됐지만 주택 자가보유율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0월16일 미분양주택 등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김진술 창원시 도시정책국장 ⓒ 창원시 제공

 

 

부동산 전문가 “임대주택 지원으로 자가보유율 상승 견인해야”

 

최근 창원 집값이 초토화되고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자 창원시는 최근 주택 공급을 조절하는 대책을 내놨다. 신규 주택을 2020년 이후 공급하는 방안이다. 투기 수요를 잠재우지 않고 미분양 등 공급과잉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해법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창원시는 창원 가포 등 4개 지구 1808세대의 공공 임대주택도 분양 시기를 늦춰달라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의하기로 했다. 때문에 창원시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에서 공적 임대주택이 서민들의 안정적인 주거정책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민간이 임대 목적으로 보유하는 주택의 건축·매입 등에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유지해야만 향후 자가보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견해다. 

 

창원지역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 주택과 공공·영구임대 주택은 상관관계가 크지 않지만, 평균 주거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대주택이 필요하다”며 “서민들이 과거와 달리 외부의 도움 없이 주거취약을 벗어날 확률이 적은 만큼 투기 억제 대책과 임대주택 공급 지원책이 꼭 나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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