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대항마, 결국은 SK가 되는 걸까
  •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9 11:10
  • 호수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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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주역 한화냐, 두꺼운 선발진 SK냐

KBO리그에도 가을이 왔다. 10월16일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그날 2선승제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넥센이 지난해 챔피언 KIA에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올해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힘을 과시한 두산에 도전할 팀은 3팀으로 압축됐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를 펼칠 한화, 그리고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고 있는 SK. 이 가운데 어느 팀이 두산의 대항마가 될까.

한화의 올 시즌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만 해도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감독 교체와 함께 육성 기조를 내세운 만큼, 이기는 팀이 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한화는 4월말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 한때는 2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 연합뉴스·뉴스뱅크이미지



“한화의 경험 무시 못 한다”

이처럼 정규 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킨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얼핏 생각하면 강산이 한 번 바뀐 뒤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만큼, 큰 무대에서 경험이 없는 점이 한화의 약점으로 거론될 수도 있다. 분명히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달리 내일이 없는 만큼 부담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경험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최근 포스트시즌에 단골로 진출한 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히고 있다. “한화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한용덕 감독도 선수 시절은 물론이고 두산 코치 시절에 포스트시즌을 여러 차례 경험한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팀의 상징과 같은 김태균은 올해로 일본 시절을 포함해 18년 차며 정우람·정근우·이용규·최재훈 등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다. 다만 내야 수비력은 약점으로 꼽힌다. 하주석·정은원·강경학 등은 경험이 적고 ‘백의종군’이 기대되는 베테랑 송광민도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또 1루수로 나서는 정근우의 체격이 작아,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는 송구 부담도 있다. 게다가 선수층이 얇아 외국인 선수에게 크게 의존해야 하는 것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3명이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50%, 많게는 70%까지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똘똘한 외국인 선수 3명만 영입해도 가을야구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사례만 봐도 그렇다. 대표적인 예가 NC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테임즈를 비롯해 강력한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를 앞세워 2014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2016년 한국시리즈에 오른 게 최대치였다.

올해 한화 역시 가을야구에 오른 것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타선을 이끈 호잉은 물론이고, 마운드에서는 샘슨과 헤일에 대한 의존도가 꽤 높다. 특히 선발진에서 샘슨과 헤일을 제외하고 믿고 낼 수 있는 투수가 없는 점은 ‘업셋’(하위 팀이 앞 순위 팀을 이기는 것)을 하기 위한 최대 난관이다. 여기에 구원진도 확실한 마무리 정우람까지 연결할 중간계투가 다소 믿음직스럽지 않다. 결국, 중간계투로 나설 이태양의 활약에 따라 한화의 가을야구가 어디까지 갈지 결정 날 듯하다.


SK 선발진 강점, 마무리 약점

넥센도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를 한 경기만 치르고 올라온 점은 기대한 대로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주축 선수가 다쳤을 때 그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마운드가 SK나 한화와 비교해 다소 약한 편이다. 특히, 불펜진의 두께가 얇다. 불미스러운 일로 나올 수 없는 조상우의 공백이 꽤 크게 느껴진다. 어떻게 한화를 이기고 플레이오프에 오른다고 해도, 투수진의 체력에서 SK를 넘기는 쉽지 않다.

한화와 넥센의 전력을 살펴봤을 때 두산의 상대는 SK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린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 여기에 SK의 강점은 마운드. 특히 선발진이 두껍다. 켈리를 비롯해 김광현·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두산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불펜은 다소 불안하다. 특히 마무리는 SK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해도 틀림없다.

산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즌 중에는 대부분 선발로 나섰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마무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구원으로는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8.00으로 성적 자체는 매우 나쁘다. 하지만 지난해 트리플A 등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고, 본인 역시 선발보다 불펜을 선호한다는 말도 있다. 산체스가 불펜에서 안정감을 나타낸다면 SK 마운드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SK의 약점은 마운드보다 타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특히 부상으로 빠진 노수광의 공백이 공·수·주에서 크게 느껴진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결국, SK는 감독의 지휘가 변수다. 게다가, SK 힐만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퇴임하기로 했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한 상황. 그만큼 선수단 전체에 우승에 대한 절실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가 응집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견해도 있다. 반면, 퇴임이 이미 결정된 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어느 쪽이 현실로 나타날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팀은 한 시즌 최다승 타이를 기록한 두산이라는 것이다. 그런 팀을 상대하기도 전에 ‘변수’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힐만 감독은 닛폰햄 시절 2년 연속 일본시리즈에 진출해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이 KBO리그에서는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 다만 그것은 플레이오프를 통과했을 때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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