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차세대리더] 요동치는 한반도 내일을 이끌 주인공들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10.19 14:28
  • 호수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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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칸타퍼블릭, 국내 10개 분야 전문가 1000명 설문조사

“미래는 자신이 지닌 꿈의 아름다움과 고귀한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남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미래 일을 예측하고 싶어 한다. 미래학자들 또한 오늘과 다른 내일을 얘기하지만, 그 누구도 우리 앞에 도래할 내일을 구체적으로 그리긴 쉽지 않다. 그러나 내일을 준비하고 꿈을 위해 달려가는 자만이 새로운 리더로 부각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전문가 조사를 통해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는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1989년 창간 이후 29년째 이어온 최장기 연중기획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라는 전망인 셈이다. 두 기획에서 등장한 인물들의 부침(浮沈)은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의 변천사를 대변해 준다. 또 내일을 이끌어가기 위해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의 트렌드와 필수불가결한 덕목을 얘기해 준다.

한국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유례없는 한반도 훈풍으로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시도가 이어지며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국제 무역질서와 노동환경 변화는 새로운 경제성장 엔진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다. 저성장과 고령화, 기후변화와 같은 위기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라고 강제한다. 오늘을 이끄는 현재의 지도자뿐 아니라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이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다.

 

(왼쪽부터)김경수·이재용·김어준·손흥민 ⓒ 연합뉴스


미투·지방선거 정국서 정치 지형 급변

올해 조사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했다. 칸타퍼블릭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 전문기관으로서 2000년 이후 전문가 집단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며 본지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활동가·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8월1일부터 22일까지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차세대 리더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스포츠 등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을 묻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차세대 리더’의 조건은 50대 이하(1960년 이후 출생) 인사들로 한정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진 40대 이하 인사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2014년부터 대상자 연령을 높였다. 대한민국 사회도 점차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금의 40~50대 인물들이 향후 20년 뒤 60~70대까지 리더의 영향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올해 순위에 오른 일부 인사들의 경우, 현재 리더의 반열에 오른 이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지금뿐만 아니라 향후 10년 후, 20년 후까지 그 영향력과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리더들을 전망해 본다는 당초 취지에 맞춰보면, 지금의 30대·40대·50대 인사들이 ‘차세대’를 준비하는 리더 후보군이라는 점에는 이의를 달 수 없을 듯하다.

본지의 지난 10년간 역대 ‘차세대 리더’ 조사에서 지목된 인물들은 실제 성장을 거듭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20위권에서 거론되던 인사들이 각 정당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정치 부문 차세대 리더로 지목돼 온 인물들의 부침은 리더의 덕목을 말해 주고 있다. 누군가는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됐지만, 또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위를 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올해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재명 경기지사는 광역단체장으로 더욱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에 반해 2013년부터 5년간 정치 부문 1위로 지목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정치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신 매년 조금씩 차세대 리더 순위를 끌어올리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정치 부문 공동 21위에 불과했던 김 지사는 올해 1위로 급부상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5위로 영향력을 키우며, 보수진영의 기대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3위)과 민주당 송영길 의원(6위), 박주민 최고위원(7위)도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경제 부문에선 3세 경영체제를 이끌 인물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다져가고 있다. 매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확고하다. LG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면서 구광모 LG 회장(2위)의 성장세도 대단하다. 최태원 SK 회장(3위)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4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5위) 등도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며 3세 경영체제의 견고함을 과시했다.

 


 

새로운 돌풍 일으킬 뉴페이스 많이 등장해야

한편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최근 몇 년간의 조사에서 보면 기존에 오르던 인물들이 오르락내리락 순위 변동을 하는 정도에 그치면서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권 교체와 지방선거를 치러 권력 관계가 변화한 정치 부문을 제외하곤 다른 분야에서 새롭게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그리 많지 않다. 경제 부문에선 한성숙 네이버 대표(공동 7위),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공동 10위) 등이 그나마 10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스포츠 부문에선 테니스선수 정현(공동 4위)과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한 축구선수 이승우(6위), 만 17세의 나이로 발렌시아 프로 2군팀에 입단한 이강인(7위)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별도로 조사한 사회 부문에선 방송인 김제동(2위)과 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공동 5위)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우리 사회에 보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젊고 참신한 뉴페이스들이 많이 등장하고, 그들이 꾸준한 검증과 평가를 거쳐 차세대 리더에 이어 현세대 리더에 도전할 때 대한민국 사회는 더더욱 건강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리더가 될 인물에게 필요한 덕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 가지 덕목을 갖췄다고 해서 존경받는 리더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리더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덕목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의 덕목을 지키고 자신의 꿈을 아름답게 가꿔나가는 이들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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