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전대 전초전서 또 ‘으르렁~’
  • 남상훈 세계일보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11.26 10:04
  • 호수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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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원내대표 12월 경선 앞두고 ‘親박-非박’ 세 대결 치열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던 자유한국당이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내년 2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이다.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친박(親박근혜)·비박(非박근혜)이 세 결집에 나서며 당 주도권 경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원내 사령탑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 간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옹립한 비박은 원내 지도부를 수성해 차기 당권 장악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맞서 친박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위축된 당내 위상을 제고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에 따르면, 차기 원내 사령탑 후보로는 4선의 나경원(서울)·유기준(부산) 의원과 3선의 강석호(경북)·김영우(경기)·김학용(경기)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 중 유 의원은 친박으로 꼽히고 강 의원은 비박으로 분류된다. 김영우·김학용 의원은 복당파이고 나 의원은 중립 성향이다.

 

11월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과 전진 모임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군에 속하는 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나경원, 유기준, 유재중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


통상적으로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하면 같은 계파 후보 간 교통정리가 되는 만큼 친박과 비박이 대표 주자로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TK(대구·경북) 출신인 강 의원은 잔류파지만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차기 당권 도전을 노리는 김성태 의원 등 친김무성계 의원들의 지원이 예상된다.

강 의원은 기업경영 경험과 합리적인 협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내 강점은 양쪽(친박·비박계)을 다 끌어안고 아우르면서 갈 수 있는 통합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친박 이장우 의원(대전)에게 정책위의장 출마를 제안했다.

서울 출신인 나 의원 역시 잔류파다. 중도개혁 이미지가 강한 나 의원은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당내 화합을 이루고 총선까지 당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색이 짙지 않아 계파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주변에서 이번 선거에선 전략적으로 진박(진짜 친박근혜) 대신 나 의원을 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친박 “친박 대신 나경원 의원 밀어야”

친박에선 유 의원이 대표주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부산 출신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는 등 행정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 실정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메신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러닝메이트로 대전 지역 재선인 정용기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김학용 의원은 각각 ‘젊은 리더’ ‘강한 야당’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두 의원 공히 김무성 의원과도 친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인 김영우 의원은 합리적이고 외교·안보 분야에 정통하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신(新)적폐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미드필더형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언론 출신인 김 의원은 정무적 능력과 협상력도 뛰어나다는 게 중론이다.

안보와 노동 분야를 섭렵한 김학용 의원은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여당과의 원활한 협상력을 발휘하면서도 여당과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전투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가 제시한 인적 청산 대상이 원내대표 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놓고 계파 간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어서다. 비상대책위원회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진박’ 공천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과 영남권 다선 의원들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친박에선 유기준 의원이 대표주자 부상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구체적인 인적 청산 기준은 ‘20대 총선 ‘진박 공천’ 관여 인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개입 인사’ ‘당 분열 관련 책임 인사’ ‘존재감과 활동이 미미한 영남 다선 인사’ 등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당의 갈등과 분열 시작점이고 당이 서서히 기울게 만든 20대 총선 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던 분들에 대해 상세하게 심사할 예정”이라며 “또한 사당(私黨)이 되도록 앞장서고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하고 조장했던 분들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박과 최순실 관련자는 친박을 겨냥한 것이고 당 분열의 책임자는 비박계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홍문종 의원 등이 20대 총선 당시 지방을 돌면서 “제가 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며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다. 또 진박모임을 주도한 의원으로는 추경호·곽상도·정종섭 의원(이상 대구), 박대출·박완수·강석진·엄용수 의원(부산·경남) 등이 꼽힌다.

비박은 김무성 의원이 해당된다. 20대 총선 당시 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은 공천 결재를 미루고 부산으로 내려가 ‘옥새 파동’을 일으키는 등 공천 잡음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친박 의원들은 조강특위가 본인들을 염두에 두고 기준을 발표한 것이라고 본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박 세력화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당 안팎에서는 계파 간 갈등이 심화할수록 세 결집이 되면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친박에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나 의원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나 의원이 당 대변인을 하면서 상대 진영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펴는 등 정치적으로 상당히 내공이 쌓였다는 평가다.

비박에선 강석호·김영우·김학용 의원 등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인물들 중에서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강 의원이 오랫동안 준비를 한 데다 유일한 잔류파라는 점에서 당내 입지가 다소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계파 간 세 대결 속에 일부 친박에선 ‘신당창당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도부의 친박 인적 청산 방침에 반발해 신당창당론을 거론하는 형국이다. 한 친박 의원은 “조강특위의 의도가 분명한데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며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들이 신당창당론을 펴는 것은 친박 인적 청산이 단행되면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조강특위가 무리수를 두지 말 것을 경고하는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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