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제1금고 선정 ‘난관 봉착’…무슨 일이 있길래?
  • 광주 = 이경재 기자 (sisa614@sisajournal.com)
  • 승인 2018.12.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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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반란?’…1금고 지정 사실상 무효 파장

광주 광산구에 우환이 겹쳤다. ‘30년 만’에 농협에서 KB국민은행으로 바뀐 광산구의 1금고 운영기관 선정이 심의위원 명단 사전유출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법원으로부터 사실상 무효 판정을 받으면서다. 법원의 판단으로 광산구의 제1금고 지정은 난관에 부딪혔고, 구는 당장 ‘재심의할지, 아니면 재선정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11월 7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마당에서 농협이 탈락한 구 금고 선정 심의 결과에 반대하는 농민단체 관계자가 나락 톤백(Ton Bag)을 쌓으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 농협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공공성·공정성 침해”…본안 판결 확정까지 절차 중단

12월 14일 광산구에 따르면 법원은 전날(13일) 1금고 운영기관 선정 심의에서 탈락한 농협이 신청한 계약체결 절차 이행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광산구는 이날 법원으로부터 ‘금고지정 무효확인 사건의 판결 확정 때까지 국민은행과 1금고 지정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문을 송달받았다.

 

앞서 1988년 광산군이 광주에 편입된 후 처음으로 광산구 금고를 국민은행에 내준 농협은 심의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법원에 계약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광산구가 KB국민은행과 체결하려 한 구 금고 운영 계약은 심사위원 명단 유출에 따른 공공성, 공정성 침해로 중단되게 됐다. 

 

광산구는 법원 결정이 나옴에 따라 일반회계 5585억원의 기금을 3년간 운용할 제1금고 운영기관을 다시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광산구는 가처분 결과에 따라 본안소송 판결 확정 때까지 농협과 금고 운영 계약을 연장하거나 재심의, 재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재심의는 농협과 국민은행이 제출한 제안서를 다시 검토하는 것이고, 재선정은 원점에서 금고 운영기관을 다시 공모하는 절차다.

 

광산구는 공고를 포함해 처음부터 절차를 밟는 재선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익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재심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심의의 경우 기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농협 측이 동의해줄 지는 미지수다. 기존 제안에서 국민은행이 내건 조건이 농협 측보다 실질적으로 좋은 조건이라 재심의하면 농협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역사회기부금과 협력사업비를 농협보다 3배 많은 64억4000만원을 제시했고, 금리도 1400억원인 예치금을 3년간 맡겼을 때 이자 수익이 농협보다 약 23억원 많은 2.12%를 제안했다.

 

광산구는 재심의든 재선정이든 연내에 운영기관 선정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계약이 마무리되기까지 현재 제1금고를 운영하는 농협과의 계약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광산구는 지난 10월 24일 금고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30년 만에 1금고 운영기관을 농협에서 국민은행으로 바꿨다. 탈락한 농협은 심사위원 명단을 미리 입수한 국민은행이 막후 로비를 펼쳐 공정하고 투명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같은 달 29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지난달 13일에는 본안소송까지 제기했다.

  

농협은 심의 결과에 대한 경고성으로 간부급 직원 2명에게 직무 정지 5일 처분을 내렸고, 지역 농민단체는 구청 마당에 800㎏들이 나락 톤백(Ton Bag) 80개를 쌓고 금고 선정 철회 농성을 이어가는 등 갈등이 확산돼 왔다. 

 

금고선정 심의에 참여한 심사위원 명단이 유출된 사실은 농협 측 이의제기로 광산구 자체 특별감사와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드러났다. 가처분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심사위원 명단 유출로 심의 절차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침해받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구 금고지정 담당 공무원 A(6급)씨가 심사위원 명단을 1금고 유치 경쟁에 나선 농협과 국민은행 양쪽에 넘겨준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명단을 넘긴 시점은 금고선정 심의를 하루 앞두고 심사위원 9명을 확정한 지난달 23일로 알려졌다. 다만, A씨가 금전 이익을 대가로 은행에 심사위원 명단을 넘겼는지, 구청 윗선도 개입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광주지방경찰청도 수사에 착수해 금고선정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A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직무도 정지된 상태다. 또 다른 공무원 1명도 관련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황이다. 경찰은 윗선 개입 여부와 금품 거래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이제 막 결정문을 받은 상황이라 향후 계획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년 단위로 체결한 농협과의 1금고 운영 약정은 이달 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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