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④] 경제투톱 ‘김앤장’ 김동연-장하성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12.21 11:41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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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갈등설 제기되다 동반 교체 아쉬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 투톱이다. 이들의 성(姓)을 따 청와대의 ‘김앤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2018년 11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두 사람의 교체를 결정하기 전까지 1년6개월여 동안 국내 경제사령탑을 맡았다. 김 전 부총리는 혁신성장 분야를,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분야를 각각 관장하는 구도였다. 청와대는 인사의 취지에 대해 “국정철학과 연속성을 이어가며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선 두 사람이 경제정책을 놓고 계속 갈등을 벌여온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7년 6월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 논의를 위해 만나 포즈를 취하며 활짝 웃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연, 어려운 환경 극복한 입지전적 인물

김 전 부총리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고위관료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5년 한국신탁은행(현 하나은행)에 입사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야간대학교인 국제대학교(현 서경대학교)를 8년에 걸쳐 졸업하고 주경야독 끝에 1982년 6회 입법고시와 26회 행정고시에 함께 합격했다. 첫 관료생활은 1983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사무관으로 시작했다. 이후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실무관료 시절 강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보였다. 특히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 근무할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빠르게 대처하면서 종합적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책을 수립하고 개별 정책들을 연계하는 능력이 뛰어나 ‘정책 수립의 마스터’로도 불렸다. 세계은행에 파견됐고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을 맡는 등 국제 경험도 풍부하다. 노무현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계속 중용돼 온 비결이다. 김 전 부총리는 이처럼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소통능력을 인정받아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돼 그동안 한국 경제정책을 책임져왔다.

장 전 실장은 학자 출신이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 전 실장은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했다. 장 전 실장은 재벌 개혁에 앞장서온 대표적 사회참여학자로도 꼽힌다.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회를 구성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소액주주운동을 펼쳤고, 이른바 ‘장하성펀드’로 불린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를 만들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벌였다.

이런 이력 때문에 장 전 실장은 역대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번번이 고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합류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청 때문이었다. 장 전 실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고 고심 끝에 청와대 정책실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청와대 합류는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비견됐다. 그가 앞서 문 대통령의 제안을 두 차례 거절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장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각 분야의 정책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정책분야의 비서실장이던 셈이다.

청와대는 안정적 관료인 김 전 부총리와 개혁성향 학자인 장 전 실장이 조화를 이뤄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구체적인 정책추진 과정에서 충돌하는 모습을 빈번히 보였다. 이 때문에 갈등설이 제기됐고, 정부 경제정책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갈등설이 나돌 때마다 해명에 나서야 했다. 정책 방향에 대해 작은 이견이 있을 뿐이고, 오히려 이처럼 건전한 토론은 정책구현에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호전의 기미가 없는 경기둔화와 고용부진 등 경제지표 악화가 이어지며 두 경제 수장의 불협화음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들 간 갈등 자체가 경제 불안 요인이 된다는 지적마저 나왔다. 이에 지난 8월 정부는 두 경제 수장에게 ‘완벽한 팀워크’를 주문하며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식적인 경고를 한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은 격주 정례회동을 가지며 갈등설을 봉합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이들의 관계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장하성, 재벌 개혁 앞장서온 사회참여학자

이 때문에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의 교체설이 신빙성 있게 회자됐다. 당초 김 전 부총리가 먼저 교체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심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투톱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정책실장과 달리 경제부총리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해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두 수장의 동시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느 한쪽만 교체할 경우 자칫 ‘편들기’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의 바통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전 국무조정실장)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전 청와대 사회수석)이 각각 물려받았다. 옛 경제기획원에서 관료 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홍 부총리는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과 청와대 기획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등을 역임했다. 공직 생활 대부분을 예산·기획·재정 담당 경제부처에서 보낸 홍 부총리는 국정 현안 전반을 꿰뚫고 있는 ‘정책통’으로 평가된다. 학자 출신인 김 실장은 한국도시연구소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을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세종대 교수와 서울연구원장 등으로 활동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사회수석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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