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고치는 병원에서 사람 해치는 범죄 年 1만 건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01.0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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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픽업] 해마다 의료기관서 1만 건 범죄 발생
‘임세원법’ 도입 목소리 ↑

2018년의 마지막 날, 새로운 해를 보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사람이 있습니다.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입니다. 진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그는 숨지기 직전 간호사가 대피할 수 있게 챙기려 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동료 의사들은 “예고된 비극이었다”는 반응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1일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뤄져 왔다”면서 “분명한 폭행의 의도를 가진 사람이 접근하는 것에 의료진은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의료진 폭행, 얼마나 만연했던 걸까요?

 

1. 의료기관서 해마다 1만 건 범죄 발생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1만 건 정도의 범죄가 의료기관에서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9400여 건입니다. 다행히 자료가 집계된 2011년(1만700여 건)에 비하면 발생 건수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폭행 사건은 늘어났습니다. 2015년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896건이었는데, 지난해엔 1062건으로 증가했습니다.

 

2. 의료진 11% 환자에게 “맞아 봤다”

구체적으로 폭행을 경험한 의료진은 얼마나 될까요. 여러 통계 자료에서 11%에 가까운 의료진이 환자로부터 맞은 적이 있다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발표한 ‘2018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만9000여 명 중에서 11.9%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중에서 가해자는 환자 71%, 환자의 보호자 18.4%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외에도 응답자들의 66.2%는 폭언을, 13.3%는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전공의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인턴 및 레지던트) 1700여 명 중 20.3%가 “신체적 폭행을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환자로부터 폭행당한 경우는 11.5%였습니다.

 

3. 정부․의료계 ‘임세원법’ 추진, 안전 실태조사 나서

상황이 이런데다 “훌륭한 교수”였다고 평가받던 임세원 교수가 살해당하자 정부와 의료계는 비상벨을 켜고 나섰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1월2일 임 교수의 장례식이 마무리되는 대로 ‘임세원법’ 제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료실에 비상문을 설치하거나 병원에 청원경찰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복지부 역시 “일선 진료현장의 안전실태를 파악한 뒤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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