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양아들’ 정용욱 심경 토로 “최시중이 곧 MB 정권인데…”
  • 조해수 기자 (chs900@sisajournal.com)
  • 박성의 기자
  • 승인 2019.01.04 17:00
  • 호수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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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말 한마디 잘못해 최시중 위원장 내려오면 영원히 배신자 소리 들을 것”

미국에 머물고 있는 ‘최시중의 양아들’ 정용욱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책보좌역이 2018년 마지막 날 밤 심경을 토로했다. 정 전 보좌역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을 위해 해외도피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최시중이 곧 MB 정권”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정 전 보좌역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전 위원장의 최측근이다. 그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해외로 도피했고, 정 전 보좌역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검찰수사는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12월 정 전 보좌역을 7년여 만에 포착했다. 그는 워싱턴DC 인근에 거주하며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2018년 12월28일자 “[단독] 7년 해외 도피 중인 ‘최시중 양아들’ 정용욱씨 포착” 기사 참조).

정 전 보좌역은 2018년 12월31일 밤 11시경(현지 시각) 메신저를 통해 기자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 전 보좌역은 “(워싱턴의 한 박물관에서) 청소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해 소주를 한잔 기울이고 있다.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한국에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혹시나 실수로 말 한마디 잘못해 그 당시 현직에 계시던 최시중 위원장이 그만두시고 내려오시면 난 영원히 배신자 소리를 들을 건데…그게 나를 억압했나 보다”면서 “최시중이 곧 MB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편 신청 못한 언론사들이 최(최시중 전 위원장)를 죽이려고 하고, (종편이) 된 회사는 고마움보다 (종편이 된 언론사가) 너무 많아 ‘다 죽는 게 아닌가’ 걱정하면서 최를 죽이려 하고…지상파는 더 날뛰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용욱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책보좌역 ⓒ 시사저널 사진자료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용욱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책보좌역 ⓒ 시사저널 사진자료

“한마디 대꾸 없이 가슴 쓰리며 살았다”

정 전 보좌역은 2007년 대선 당시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씨에게 1억5000만원을, 2009년 김학인 전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부터 2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보좌역은 “이동율 선배가 나에게 1억5000(만원)인가 돈 줬다고 하는데, 최시중 위원장 고향 옆집 살았던 사람이 왜 나에게 잘 보이려고 돈을 주겠나. 나보다 더 친한 두 분인데”라면서 “사업하는 사람들 공짜 없듯이, 그분(이동율)이 검찰 조사 받으면서 국내에 없는 나에게 덮어씌운 거 알면서도 한마디 대꾸 없이 가슴 쓰리며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김학인 전 이사장에게 받았다는 2억원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그 친구(김학인)가 나에게 2억 준 거 아니라고 판결했다”면서 “친한 친구가 돈을 갖고 와서 ‘최시중 위원장 드려라’하면 누가 받겠나”라고 해명했다. 

시사저널은 최시중 전 위원장의 입장을 듣고자 전화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 전 보좌역의 근황을 전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앞서 12월말 기자가 “정 전 보좌역을 미국에서 만났다”고 밝히자 최 전 위원장은 “어쩌라는 거냐. 난 말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최 전 위원장에게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2018년 12월28일자 “MB비리 의혹에 드리워진 최시중 그림자” 기사 참조)에 대해서는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서 전혀 들은 바 없다. 사실이 아니다”면서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하고 다닌다는 말인가”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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