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독감’으로 광주지법 못 간다는 전두환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01.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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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신경쇠약 등 이유로 연기신청…1월7일 재판 불출석 의사에 “강제 절차 밟아야”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재판이 1월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전씨 측은 1월4일 ‘신경쇠약’을 이유로 재판 연기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전씨 측은 1월6일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며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공식적으로는 세 번째 재판 연기 신청이지만, 전씨는 이미 수차례 재판 연기를 요청하거나 재판에 불참한 전례가 있다. 전씨는 검찰조사 과정에서 ‘본인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서만 제출하고 소환조사에도 불응했으며, 불구속 기소된 후에도 증거 및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5월과 7월 두 차례나 재판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전씨는 재판부가 광주지법이 아니라 서울 서부지법이어야 한다면서 이송신청을 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광주는 지역 정서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재판 공정성을 위해 지역적 연고가 적은 법원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이송신청을 한 이유였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재판이 1월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전씨 측은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며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 연합포토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재판이 1월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전씨 측은 “독감과 고열로 인해 출석이 불가능하다”며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 연합뉴스

지난해 9월에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불참했다. 재판 하루 전날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정상적인 진술과 심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광주지법은 공판기일을 다시 잡고 전씨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전씨 측은 재판관할 법원을 광주에서 서울로 이전해달라며 광주고법에 관할이전 신청을 했다. 광주고법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사유와 기록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는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전씨의 이전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관할 다툼 때문에 재판은 8개월 동안 공전했다.

부인 이순자씨 “광주 내려가면 안전이 제일 걱정”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씨는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재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씨는 한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금 전의 일도 기억을 못하는 사람에게 1980년에 일어난 이야기를 광주에 내려와서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며 “광주에 내려가면 안전이 제일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를 겪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변호사와 잘 논의해 최선의 방법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이순자씨는 전씨를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언급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전씨의 변호인은 1월7일 법정에서 독감진단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광주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구인장을 발부해 전씨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5·18 단체는 “전씨가 역사적 심판에 당당히 나서 광주시민과 오월영령 앞에 속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재판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해서라도 전씨를 재판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두환 회고록 소송을 이끌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김정호 지부장은 “전씨는 처음에는 재판을 성실하게 받기 위해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판을 연기했고, 이후에는 관할권 문제, 알츠하이머 등 모순된 이유를 들며 재판을 연기시키거나 불출석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전씨는 재판을 받는 데 있어서 최소한의 진정성조차 보이지 않고, 법치주의 사회의 절차적 배려를 편법과 꼼수를 통해 악용하고 있다. 강제 소환을 통해 법의 판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두환 회고록 관련 소송 일지

2017년 4월3일 = 전두환, 5·18 광주민주화운동 의미 왜곡 회고록 '혼돈의 시대' 출간

2017년 4월4일 = 5·18단체 등 전두환 회고록 폐기 촉구 강력 반발 

2017년 4월27일 = 5·18단체·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 등 전두환 회고록 출판 관련 사자 명예훼손 혐의 고소장 접수 

2017년 6월12일 = 5·18단체,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광주지법 접수 

2017년 6월28일 = 전두환 회고록 가처분신청 관련 본안소송(손해배상) 광주지법 접수 

2017년 8월4일 = 광주지법,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 금지 결정

2017년 8월11일 =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전두환 회고록 발간한 출판사 상대 인세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 

2017년 9월 = 광주지검, 헬기사격 관련 조종사·목격자 참고인 조사

2017년 10월14일 = 전두환, 출판과 배포 금지 가처분 받은 회고록 수정해 재출간

2017년 10월23일 = 국방부5·18특조위, 전두환 정부 시절 정보기관 주도로 5·18 관련 자료 조작·왜곡 주장 

2017년 12월7일 = 5·18단체,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두번째 소송 제기

2018년 1월 = 광주지검, 전두환 회고록 집필자 주거지 압수수색  

2018년 2월~5월 = 광주지검, 국방부특조위 해외 대사관 보고자료 확보 및 분석

2018년 3월8일 = 광주지법, 전두환 회고록 손해배상 소송 첫 재판

2018년 3월11일 = 광주지검 소환장 발부, 전두환 불응

2018년 3월19일 = 5·18단체, 전두환 서울 자택 앞에서 구속 수사 촉구 기자회견

2018년 4월26일 = 광주지법, 전두환 회고록 관련 1·2손해배상 소송 병합

2018년 5월3일 = 광주지검, 전두환 회고록 내용 중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불구속기소 

2018년 5월28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첫 재판 일정 연기

2018년 7월11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전씨 공판준비기일 비공개 진행

2018년 7월16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두 번째 재판 일정 연기  

2018년 8월27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재판 불출석

2018년 9월13일 = 광주지법 제14민사부 전씨 회고록 손해배상소송 선고

2018년 9월21일 = 전씨 측 관할이전 신청서 광주고법에 제출

2018년 10월1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재판 연기

2018년 10월2일 = 광주고법 전씨 측 관할이전 신청 기각

2018년 10월4일 = 전씨 측 회고록 민사소송 결과 불복 항소

2018년 10월8일 = 전씨 측 관할이전 신청 기각 즉시항고

2018년 11월29일 = 대법, 전씨 측 관할이전 신청 기각

2019년 1월4일 = 전씨 측 재판 기일변경 신청

2019년 1월7일 = 광주지법 형사8단독 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재판(전씨 측 불참 의사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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