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수빅조선소 회생신청에 놀란 부산시 “피해 최소화”
  • 부산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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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 한진重 찾아…284개 업체 미지급 물품대금 700억원 대 확인

한진중공업 자회사이자 해외 현지법인 수빅조선소(HHIC-Phil)가 지난 1월8일 필리핀 현지법인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수빅조선소가 협력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만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법인이라는 특성상 이 또한 회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오거돈 부산시장은 1월9일 오후 한진중공업을 방문해 수빅조선소 필리핀 현지법원 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지역 조선기자재업계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한진중공업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조를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오거돈 시장과 한진중공업 사장, 협력업체 및 보증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진중공업 측은 수빅조선소의 미지급 물품대금이 700억원 대에 달한다고 오 시장에게 설명했다.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부산지역 159개사, 경남지역 80개사, 기타 지역 45개사 등 모두 284개사로 집계됐다.

오 시장은 한진중 측의 상황 보고를 청취하고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신속하게 파악해서 진행상황을 부산시와 업계에 실시간으로 공유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시도 정부와 협의하는 등 조선기자재업계의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월9일 오후 한진중공업을 방문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은 1월9일 오후 한진중공업을 방문해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 필리핀 현지법원 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있다. ⓒ부산시 

 

한진重 “수빅조선소 별도 현지 법인 직접 지원 불가”…특별상담센터 운영

앞서 부산시는 1월8일 경제부시장 주재로 일자리경제실장, 미래산업국장 등이 참석한 긴급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필리핀 현지법원 회생절차 신청 관련 ‘긴급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 갔다. 부산시는 수빅 조선소가 (주)한진중공업 해외 현지법인이기 때문에 모기업인 한진중공업 본사가 협력업체 피해 예방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력업체는 수빅조선소 현지법인과 계약하고 기자재를 납품해 왔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모회사인 한중측에 미지급 대금을 청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 측은 해외 현지법인이지만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에선 오래전부터 수빅조선소가 어려움을 겪어오면서 납품 물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협력업체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한편 수빅조선소는 2015년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이듬해부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1820억원, 2017년 233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601억원이나 적자를 봤다. 수주량도 급감해 2016년 2척, 이듬해 4척, 지난해 6척에 불과했다. 수주잔량도 컨테이너선 4척을 포함해 총 10척에 그쳤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월9일 오후 한진중공업을 방문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은 1월9일 오후 한진중공업을 방문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를 만나고 있다.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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