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모발 이식 받을 수 있는 길 열렸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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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타인 모낭 피부 조각의 면역거부반응 억제 방법 발견
타인 머리카락으로 탈모 치료 가능성 확인

탈모 환자가 다른 사람의 모발을 이식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는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타인의 모발을 이식받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자신의 모발만 이식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 실험에서 탈모 쥐에게 이식한 다른 쥐의 모발이 6개월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는 다른 개체의 모발을 이식받아도 모발이 자라지 못한다. 면역세포가 공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쥐에 이식한 다른 쥐의 모발에 자외선B를 쬐자 면역세포가 활동하지 않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박정훈 시사저널 기자
박정훈 시사저널 기자

 

탈모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는 우선 약으로 치료하지만, 치료제 효과가 없을 정도로 탈모가 진행한 생태라면 모발이식이 유일한 대안이다. 모발이식이란 모낭이 있는 피부 조각을 떼어내 탈모 부위에 뿌리째 이식하는 것이다. 

문제는 모낭이 있는 피부 조각을 어디서 얻느냐는 점이다. 현재는 자신의 것을 활용하는 '자가모발이식'이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의 모낭 피부 조각을 이식할 수도 있지만, 모발이식을 받은 사람은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다른 사람의 모낭 피부 조각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왼쪽은 자외선B를 처리한 다른 쥐의 모발을 이식받은 쥐, 오른쪽은 아무런 처리 없이 다른 쥐의 모발을 이식받은 쥐(서울대병원 제공)
왼쪽은 자외선B를 처리한 다른 쥐의 모발을 이식받은 쥐, 오른쪽은 아무런 처리 없이 다른 쥐의 모발을 이식받은 쥐(서울대병원 제공)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고도 남의 모낭 피부 조각을 이식하는 '동종모발이식' 방법을 찾아냈다. 모낭 피부 조각에 자외선B를 쬐서 면역세포(T세포)에 공격 명령을 내리는 세포(수지상세포)를 없애는 방식이다. 권 교수는 "면역억제제 사용이 없는 모발이식에 대한 새로운 의학적 근거를 얻었다"며 "이 방법을 실제 치료에 적용하기까지 난관이 있겠지만, 새로운 이식 자원을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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