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시·도교육청 평가서 전국 평균이하 항목 다수
  • 대전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2 23: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청 발표 교육수요자 만족도 결과와 대비
학업중단율, 안전부분 등 다수 지표에서 여전히 전국 하위권

대전시교육청이 시교육청-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만족도에서 전국 최하위 성적을 받았다. 교육부의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교육청은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보고서'의 다수 항목에서 전국 평균 이하 점수를 받았다. ⓒ시사저널 김상현
대전시교육청은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보고서'의 다수 항목에서 전국 평균 이하 점수를 받았다. ⓒ시사저널 김상현

이는 교육청에서 발표한 교육수요자 만족도 최고점과 대비되는 결과로 대전시 교육청의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대전시교육청은 평가보고서 중 높은 점수를 받은 ‘교육수요자 만족도’만을 선택해 발표하면서 논란을 초래했다. 전반적인 대전 교육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수요자 만족도 외에도 다양한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 보고서 내용을 확인한 결과 대전시교육청의 부족한 부분이 다수 드러났다.

먼저, ‘시교육청별 교원 행정업무 경감 만족도’에서 대전시는 2.8점을 받아 전국 시교육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교육청 및 전국 평균은 3.1점, 세종특별자치시는 3.0점을 받았다. 전년대비 교원 행정업무 경감 만족도는 전국 평균(0.0점), 세종특별자치시(-0.1점)에 비해 –0.6점으로 더 큰 차이를 나타냈다. 2015년에서 2018년까지 4년간의 교원 행정업무 경감 만족도 지수는 총 0.19점 감소했다. 

이는 지난 10일에는 대전교육희망네트워크,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전학부모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전지부, 평등교육실현을위한대전학부모회 등 대전 교육·시민단체들이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연 기자회견 내용과 결을 같이한다. 이들은 일선 교원들의 행정 업무를 줄여줄 것을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시교육청에 요청했다.

이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21일 사이 대전시 초중고 교원 3511명이 서명한 ‘교원 업무 정상화 요구’ 서명지가 등장했다. 대전시의 초중고 전체 교원 수는 2018년 4월 1일 기준 1만3890명, 즉 전체 교원의 25% 이상이 서명에 참여한 셈이다. 이는 전교조 대전지부 회원의 3배에 달하는 숫자다.

이미 전교조 대전지부는 지난해 10월 중순 1500여 교사를 대상으로 ‘타 시·도에 비한 업무 과중 여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82%가 ‘과중하다’고 답했다.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보고서’의 평가지표. 대전시교육청은 이 중 교육수요자 만족도에 대해서만 보도자료를 냈다. ⓒ교육부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보고서’의 평가지표. 대전시교육청은 이 중 교육수요자 만족도에 대해서만 보도자료를 냈다. ⓒ교육부

교육수요자만족도는 전국 1위지만 학업중단율 등 실제 지표는 하위권

대전시는 ‘시교육청-교육수요자 만족도(학부모)’ 부문에서 울산(3.94점)에 이어 전국 2위(3.90)를 기록했다. ‘교육수요자 만족도(학생)’ 부문에서는 울산과 함께 전국 최고점(4.26점)을 받았다. 대전시교육청이 발표한 ‘만점’이라는 표현은 평가 방식에 따라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다만, 만족도의 경우 시민의 성향과 관계있는 상대적 지표이므로 교육 수준의 정확한 지표로는 다소 부족하다. 다른 지표들과 포괄적으로 함께 분석하는 것이 보다 객관적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시교육청의 ‘전체 학생 대비 학업중단율’은 살짝 감소 추세를 보이나 여전히높은 편에 속한다. 2016년 0.44%에서 2017년에는 0.48%로 0.04%p 증가했고, 2018년에는 0.47%로 전년 대비 0.01%p 살짝 감소했다. 하지만 2016년에서 2018년까지 3년간의 전체 학생 대비 학업중단율을 보면 0.0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8년 현재 대전시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시교육청 중 광주시, 서울시에 이은 3번째다. 전국 전체 학생 대비 학업중단율 평균은 0.44%다. 

‘학생중심 교육 실현 지표’ 역시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교육과정 다양화 참여율’에서 대전시교육청은 시교육청 평균(83.92%)에 한참 부족한 55.26%를 나타냈다. 이 부분 1위는 세종시로 133.33%다. 다행히 ‘자유학기(년)제 연수 실적’은 시교육청 평균(328.1%)에 살짝 높은 336.7%를 나타냈다. 다만 1위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 부분 전국 1위는 인천(635.0%)이다.

대전시는 ‘사회통합전형 영재교육 대상자 수혜율’에서도 전국 시교육청 평균(7.71%)보다 낮은 5.28%를 나타냈다. ‘초등 방과후 돌봄서비스 수용률’도 95.74%로 시교육청 평균(98.21%)보다 낮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참여학생 만족도’는 전국 시교육청 중 최하위(78.57점)다. 다만 ‘학생 1인당 진로체험 참여 횟수’가 2.03회로 전국 상위권에 해당해 체면치레를 했다. 

학생 안전에 대한 점수는 어떨까?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개선 이행률’ 부문에서 대전시는 시교육청 평균(174.50%)에 한참 못 미치는 147.06%를 나타냈다. 전국 최고는 광주시로 239.13%, 최하위는 대구시로 123.11%다. 학교 안전교육에 대한 학생 만족도(80.7점)도 시교육청 평균(80.8점)에 살짝 못 미친다. 학부모 만족도는 더 낮아 76.4점이다. 이 부문에 대전시보다 못한 점수를 받은 시교육청은 서울시와 광주시 뿐이다.

교육부 담당자는 2018년 시도교육청 평가에 대해 “시도교육청 자체평가와 교육부 주관 평가 이원화 첫 실시 등 평가제도 개선의 해로 평가결과의 서열화보다는 우수사례 공유, 확산에 초점을 두었다”라고 설명했다. 

평가보고서가 우수사례 공유와 확산에 초점을 두었다 하더라도 교육청에서는 문제점을 돌아보고 해결을 위한 정책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단지 점수가 높은 부분만 뽑아 홍보에 이용하는 것은 교육 현장에 있는 교원 및 학부모,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