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안경 쓰면, 아이도 근시 위험 최고 11.4배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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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 “시력 유해 환경을 피하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 필요”

부모 중 한쪽이라도 근시라면 자녀도 근시 가능성이 크며, 부모의 근시 정도가 심할수록 자녀의 근시 위험성이 급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모의 유전적 소인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주변 환경 요인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임동희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와 임현우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2008~12년 2344가정에서 5~18세 소아·청소년 3862명과 부모의 시력 등을 분석했다. 전체 아이의 64.6%(2495명)가 근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부모의 근시 정도에 따라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부모의 근시가 자녀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 부모 둘 다 근시이거나 근시 정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근시도 심했다. 부모 두 명 모두 근시가 없는 경우, 자녀의 근시 비율은 57.4%였다. 부모가 근시가 있을 경우엔 이 비율이 68.2%로 높았다. 부모가 고도근시(가장 심한 근시)일 때 자녀의 근시 비율은 87.5%로 급격히 상승했다. 

부모 중 한 명만 근시라도 자녀의 근시 가능성은 1.17배, 두 명 모두 근시라면 1.34배 높은 것이다. 부모 중 한 명만 고도근시라면 자녀의 근시 가능성은 1.27배에서 많게는 11.4배까지 증가한다. 

(새빛안과병원)
ⓒ 새빛안과병원 제공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부모의 유전적 소인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주변 환경 요인이 더해지며 근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따라서 부모가 근시라면 자녀에게 근시가 나타날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근시 정도가 심해지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근시는 5~15세에 시작하고, 11세 이상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므로 이 시기에 자녀의 눈 건강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번 근시가 시작되면 예전 시력으로 되돌릴 수 없다. 또 근시는 고도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시력검사표의 가장 큰 글씨의 구별이 어려운 정도다. 

근시를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장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을 통해 근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이를 최대한 늦추는 조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부모의 근시가 자녀에게 영향을 주지만, 예방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 등 시력을 해칠만한 환경을 피하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안구 변형과 시력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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