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EU①] 도전받는 ‘하나의 유럽’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5 08: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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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브렉시트·노란조끼 사태 등으로 원심력 커져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1월15일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부결된 직후 미국 CNN은 브렉시트 찬반으로 분열된 영국과 그에 따른 유럽연합(EU)의 혼란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1993년 출범 이후 최초의 탈퇴 사태를 맞이한 EU는 처음 겪는 이별 과정에 난항을 겪으며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브렉시트를 향한 회원국들 간 이해싸움과 추가 탈퇴 움직임으로, 줄곧 표방했던 ‘하나의 유럽’ 슬로건에 생채기가 난 지 이미 오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 ⓒ AP 연합·EPA 연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 ⓒ AP 연합·EPA 연합

EU의 ‘역대급’ 위기는 비단 브렉시트 때문만이 아니다. 영국은 물론, 독일·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닥친 리더십 위기로, 이들이 중심추를 잡고 이끌어야 할 EU 역시 사분오열 사태를 맞고 있다. 사실상 EU의 리더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또한 난민 문제 등으로 힘을 잃으면서 현재 EU를 통솔할 구심점이 부재한 상태다. 독일은 최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의해 ‘덱시트(Dexit)’, 즉 독일의 EU 탈퇴 주장까지 나오는 등 EU에 우호적이었던 기존의 분위기마저 흔들리고 있다.

독일과 더불어 EU 리더국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경우 2018년 말부터 10차례 넘게 이어져 온 노란조끼 시위로 마크롱 정부의 지지율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다. 게다가 시위의 여파로 프랑스 내 극우정당의 기세는 날로 커지고 있다. 극우진영은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승리를 확신하며 장차 EU 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프랑스를 비롯해 EU 회원국 일대에 극우 바람이 커지면서, 이들이 5월 선거에서 전체 의회 의석의 20%는 족히 차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위협으로부터 EU를 지키기 위해 1월22일 EU의 두 핵심 독일과 프랑스가 손을 잡았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독일 아헨에서 ‘신(新)우호조약’을 맺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반(反)이민적 포퓰리즘에 대항하고 유럽의 자유 가치를 지키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약해지고 있는 EU 내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유럽 전반에 퍼진 경제침체로 인한 자국중심주의와 여전히 남은 브렉시트 변수에 대한 EU 내 불안까지 막아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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