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1위 탈환, 박인비 20승 고지, 이정은 신인왕
  •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6 10: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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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LPGA투어 기록 도전에 나서는 태극낭자들

한국 여자프로골퍼들이 201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새로운 기록 사냥에 나선다. 박성현(26)의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탈환, 박인비(31·KB금융그룹)의 20승 고지 달성, 미국에 진출하는 이정은(23·대방건설)의 신인상 도전에 대한 국내 골프팬들의 기대가 크다.

새해 벽두부터 일을 저질렀다. ‘미키마우스’ 지은희(33·한화큐셀)가 기분 좋게 LPGA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지은희는 1월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파71·6645야드)에서 열린 ‘왕중왕’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20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1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쳐 2위 이미림(29·NH투자증권)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은 지난해보다 LPGA ‘판’이 더 커졌다. 5개 대회가 없어지고 6개 대회가 신설됐다. 대회 수는 모두 33개로 총상금은 520만 달러 증가한 7055만 달러(약 796억862만원)다.

(왼쪽부터)박성현·박인비·이정은 ⓒ 안성찬 제공·연합뉴스·AP연합
(왼쪽부터)박성현·박인비·이정은 ⓒ 안성찬 제공·연합뉴스·AP연합

첫 대회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와 올해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만 달러) 등이 신설됐다. 국내 기업이 메인 스폰서였던 볼빅 챔피언십,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등은 올해부터 열리지 않는다.  

메이저대회 규모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메이저대회 중 가장 먼저 열리는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 달러)과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이 각각 20만 달러,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410만 달러)이 25만 달러 증액됐다. 미국 내셔널 타이틀인 US여자오픈(500만 달러)과 대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챔피언십(500만 달러)은 150만 달러가 늘었다. CME그룹투어챔피언십 우승상금은 여자 골프대회 사상 최대인 150만 달러로 차별화했다. US여자오픈은 우승상금이 90만 달러다.

‘쩐(錢)의 전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보너스 부문이다. 가장 어려운 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선수 1명에게 100만 달러를 주는 ‘에이온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가 신설됐다. 

2017년 LPGA투어에 ‘무혈입성’한 박성현은 첫해에 투어 2승을 올리며 상금왕에 이어 신인왕,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를 차지했다. 박성현은 지난해에도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3승을 올렸지만, 역시 3승의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에게 상금왕,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포인트, 베어트로피(최저 타수상), 세계랭킹 1위 등을 모두 내줬다.
지난해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주타누간이었지만 우승자들끼리 승부를 가린 이번 개막전에서는 3, 4라운드에서 무너지며 이븐파 274타로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박성현이 주타누간의 벽을 깨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를지 눈길을 끈다. 


한국 강점, 선두그룹 언제든 우승권

지난해 한국 선수는 9승을 합작했다. 한국계 선수 이민지(호주), 리디아 고(뉴질랜드), 미셸 위(미국), 다니엘 강(미국), 애니 박(미국)까지 포함하면 14승이다. 

LPGA투어에서 한국의 돌풍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승수가 문제다. 무엇보다 특정 선수의 독주가 아닌 여러 선수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며 언제든지 우승권에 있다는 것이 한국의 강점이다. 특히 루키들이 데뷔하자마자 제몫을 다하고 있다.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12번이나 신인왕을 배출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신인왕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 2015년 김세영(26·미래에셋), 2016년 전인지(25·KB금융그룹),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24·하이트)까지 4년 연속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5년 연속 기록을 이어갈 선수는 이정은이다. 2018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이정은은 8일간 레이스를 펼친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으로 합격했다. 이정은의 신인왕 전망은 밝다. 새해 들어 LPGA 인터넷 홈페이지에 미국 골프 전문기자 3명이 밝힌 2019 시즌 전망에서 AP통신 기자 출신으로 골프 전문기자 론 시라크가 이정은을 올 시즌 LPGA투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기도 했다. 데뷔전을 2월14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으로 잡고 있는 이정은은 16년 베테랑 캐디와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LPGA투어 최다승 주인공은 박세리로 25승이다. 박인비가 박세리의 ‘승수 깨기’에 나선다. 박인비는 통산 19승으로 박세리와 6승 차다. 지난해 1승에 이어 올 시즌 승수를 추가하면 박세리의 기록을 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2020년 개최되는 도쿄올림픽 때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새로운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 

박성현, 박인비, 이정은뿐만 아니라 최고령으로 올 시즌 1승을 올린 지은희, 지난해 4라운드 72홀 31언더파의 LPGA투어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김세영, ‘8등신 미녀’ 전인지, 고진영, 김인경(31·한화큐셀), 유소연(29·메디힐) 등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이 올해는 과연 몇 승을 챙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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