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Free+Premium) 비즈니스 모델이 뜬다
  •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 박사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1 11: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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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유튜브와 구글 등 프리미엄 서비스 전환
유료 가입과 선결제에 대한 거부감 없어 주목

링크드인, 드롭박스, 에버노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서비스와 제품은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과 특수 기능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즉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이 같다. 프리미엄은 무료(Free)와 할증(Premium)을 결합한 혼성어다. 

일례로 드롭박스나 에버노트의 사용자로 처음 등록하면 2GB(기가바이트)의 클라우드 기반 저장소가 무료로 제공된다. 무료로 사용하다가 공간이 부족할 경우 소액결제 기능을 신청하면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다. 무료 버전만으로도 기본적인 사용에 문제가 없지만, 사진이나 영상을 백업하려는 사람은 용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은 한때 제한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나 게임회사에서 많이 채택해 사용해 왔다. 

유튜브는 최근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인 ‘유튜브 레드’를 선보여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AP 연합
유튜브는 최근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인 ‘유튜브 레드’를 선보여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AP 연합

과거에는 게임 등 일부 업종에서만 채택

하지만 최근 들어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파일 저장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최대 15GB까지 파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나, 저장 용량을 추가하고자 할 때는 소액결제를 해야 한다. 유튜브 사용자 역시 ‘유튜브 레드(Youtube Red)’에 가입하면 무료 서비스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한 동영상 광고 제거 기능, 독점 콘텐츠에 대한 액세스 권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등 옵션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인 메일침프(Mailchimp)의 무료플랜을 사용하면 최대 2000명의 가입자에게 전자 메일을 보낼 수 있으나, 그 이상 보내려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문법과 표절 검색 서비스인 그래말리(Grammarly)도 최근 프리미엄 모델을 채용했다. 문장을 보다 고도화하려면 별도의 추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 것이다. 미국판 ‘지식인’ 서비스인 쿼라를 이용할 때도 글을 올리면 문법이 맞는지 교열하도록 그래말리가 자동으로 뜨게 된다.

이렇듯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서비스를 핵심 수익모델로 채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효과 때문이다. 첫째, 이용자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브랜드 가치를 키울 수 있다. 비록 무료 이용자라 할지라도 자산가치는 상당하다. 2000년대 초반 웹 가입자 1명당 100만원이라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의 가치를 지녔다.   

셋째, 유료가입에 따른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용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서비스에 대해 선결제를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따라서 무료 서비스 없이 곧바로 유료인 프리미엄(Premium) 서비스로 가는 모델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콘텐츠가 강력할수록 프리미엄(Freemium) 서비스는 빛을 발한다.

국내 사례를 되새김해 보자.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사업 초기 이메일 계정을 무료로 지원했다. 무료 전략이 적중해 가입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자 2002년 4월, 온라인 우표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한다. 스팸메일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원하는 사용자에게 유료로 프리미엄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논리였다. 

즉, 하루 1000통 이상 메일을 발송하는 경우 사용료를 건당 10원씩 부과하겠다는 이메일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다음은 유료화 3년 만에 ‘인터넷 프로토콜(IP)제를 실시함에 따라 온라인 우표제를 폐기한다’는 표면상 이유를 들어 결국 항복 선언을 했다. 이로 인해 가입자의 상당수가 경쟁사인 ‘네이버’로 옮겨가는 등 위기를 맞았다. 

1990년대 대학생들의 입사 선호도 1위였던 데이콤의 천리안도 마찬가지다. 당시 천리안은 가입자들에게 월정액으로 이용료를 지불하고, 프리미엄(Premium)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종량제를 유도하는 정책을 폈다. 90년대 후반 웹(web)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포털사이트 가입과 기본정보 이용이 무료로 바뀌었다. 하지만 ‘천리안’은 유료 정책을 고집하다 결국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에 흡수합병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무료(Free)에서 프리미엄(Premium)으로 전환하게 하려면 무료 이용 때보다 훨씬 강력한 효용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경쟁상대가 있을 때는 발 빠른 정책전환으로 이탈을 막아야 한다. 단순히 메일을 많이 보낸다고 과금하거나, 유료회원의 수입이 아까워서 기존 정책을 고집한다면 다음은 없게 된다.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톰 피터스가 《해방경영》이란 책에서 지적한 ‘유행을 따르는 경영’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 메일 유료화 후 네이버로 이탈

또 다른 교훈은 ‘뉴턴식 계약(Newtonian Engagement)’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뉴턴식 계약’은 뉴턴(Newton)의 최초 운동법칙(law of motion)에서 유래된 계약 정책으로 무료사용으로 마찰을 일으킨 뒤, 그 탄력으로 프리미엄으로 넘어가게 하는 전략이다. 성공한 기업들이 소액 반복결제로 프리미엄(Premium) 서비스를 유도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Freemium) 서비스로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그에 대한 답은 링크드인(LinkedIn)이 명쾌하게 해 주고 있다. 링크드인 사용자 중 프리미엄(Premium)으로 넘어가는 비율은 20%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 1분기에 거의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사실 20%는 경이적인 수치지만 전환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의 장점 중 하나는 트래픽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광고 같은 또 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적의 전환율은 5%이며 유료 앱 사용자는 월 24.66달러를 지불한다는 연구 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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