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방치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25% 증가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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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병원균이 혈액과 호흡 통해 온몸 돌아다니며 질병 유발

잇몸병(치주 질환)이 있으면 각종 전신 질환 위험성도 커진다는 게 전문의의 경고다. 치아를 둘러싼 치주조직(잇몸·백악질·치주인대·치조골) 상태가 나쁘면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졸중, 알츠하이머는 물론 출산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주병원균 등 구강 내 병원균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많이 보고됐다. 혈액을 통해 이동한 균이 동맥경화를 촉진하며, 호흡을 통해 폐에 들어가 폐렴을 발생하는 등 전신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또 치매 환자의 뇌 조직에서 치주병원균이나 관련 물질들이 발견되는 등 치매와 치주 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치주 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 발생률은 4.2배, 저체중아‧조산 위험도 최대 7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뇨병과 치주 질환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 강 교수는 “잇몸에 염증이 심하면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으며, 당뇨병으로 혈당이 계속 높으면 정상인과 비교해 치주 질환 발생이나 치주 질환의 진행 속도가 2~3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치주 질환을 치료하면 당뇨도 호전될 수 있다. 201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이 '임상 치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케일링 등 치주 질환 치료를 받은 당뇨병 환자는 6개월 뒤 당화혈색소 수치와 아침 공복혈당이 모두 낮아졌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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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 잘해도 치과 치료 필요 

치주 질환은 초기에 일시적으로 잇몸이 부었다가 가라앉는 증상을 보인다. 이를 방치하면 치주조직은 파괴되기 시작한다. 젊을 때는 치주조직 파괴가 시작돼도 남아있는 잇몸뼈가 치아를 지지할 수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치주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구취와 함께 잇몸이 붓고 △쉽게 피가 나며 △잇몸이 내려가서 치아 뿌리가 노출되고 △흔들려서 잘 씹을 수 없는 등의 치주 질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치주조직의 파괴가 심해지고 치아가 저절로 빠지기도 한다.

치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입안에 쌓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이 치아 뿌리 방향으로 진행돼 염증이 심해지고 치주염으로 진행한다. 이미 형성된 치석은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치과에서 제거해야 한다. 또 아무리 치아를 잘 닦아도 칫솔모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 스케일링을 받고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스케일링은 만 19세 이상이면 매년 1회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된다.

강경리 교수는 “스케일링 이후 치아가 더 시리고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이미 손상된 치주조직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스케일링 후 치아가 시리고 흔들리는 이유는 치석이 떨어져 나가면서 치근면이 드러나고, 또 염증으로 부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잇몸 속 치근이 드러나 치아 시림과 흔들림을 생길 수 있다. 칫솔질을 잘하고 시간이 지나면 시린 정도는 줄어들고 건강해진 치주조직에 의해 치아의 흔들림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잇몸 건강을 위한 팁
1. 올바른 방법으로 정확하게 칫솔질을 해 치아 구석구석까지 깨끗하게 닦아준다. 
2. 치실과 치간칫솔과 같은 구강위생 보조 도구를 이용해 쉽게 닦이지 않는 곳도 놓치지 않는다.
3. 정기적 치과 검진을 3~6개월에 한 번씩 받는다.
4. 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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