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 새해에도 '불꽃' 튄 SNS 정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2.05 18: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권, 고(故) 김용균씨 언급하며 정치 각오 다져
야권, 홍준표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지 정치해" 비판
"목포에 사과하라" 손혜원 의원 박지원 의원 공개 저격

“이 땅에 다시는 비정규직으로 인한 차별과 위험이 없도록 만드는 길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파탄 난 민생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도시락 배달로 서민 코스프레 하는 모습은 이미지 정치의 끝판.”(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목포 3선의원은 목포시민들께 사과해야 합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2월5일 설을 맞아 여야 정치인들이 일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에 나섰다. 여권이 페이스북을 통해 집권당으로서 올해 각오를 밝힌 가운데, 야권은 설 연휴에도 문재인 정권을 향한 견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손혜원 투기 의혹’과 관련한 정치인 간 공방전은 새해에도 휴전 없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가 2월1일 오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가 2월1일 오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 위할 것" "이미지 정치 그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월5일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석탄발전소 작업 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2인1조 시행 등 긴급안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적정인원을 충원하도록 할 방침을 세웠다. 향후 공공기관 작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사고는 원ㆍ하청을 불문하고 해당 기관장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5일 페이스북에 “고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지 꼭 57일째다. 차가운 냉동고 속에 아들을 둔 채 장례도 치르지 못한 용균군의 어머니, 아버지와 유가족들의 아픔에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아들의 죽음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같은 처지에 놓인 동료, 친구들은 더 이상 같은 위험 속에서 놔두지 않겠다고 호소하시던 어머니의 눈물과 용기를 잊지 못한다”고 적었다.

이어 “두 달여의 시간은 눈물의 시간이자, 동시에 공공성 확보라는 나라의 근본을 바로 잡는 시간이었다”며 “당과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에서부터는 위험에 노출돼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 비정규직이 없도록 큰 각오로 임했다. 산업부, 노동부 등 정부 부처의 변화와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른 어머니의 눈물이 없도록, 또 다른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이야말로 위험을 하청업체와 그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 밖에 여권 정치인들이 새해 인사 등을 전하며 ‘평화 무드’를 유지한 가운데, 야권은 설에도 정부와 여권에 대한 ‘공격 모드’를 풀지 않았다. 특히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식적인 ‘이미지 정치’의 구태(舊態)를 보인다며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다.

2월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를 맞아 사회 취약계층에 직접 도시락을 배달한 것과 관련해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지 정치의 참극을 몸서리치게 경험한 분들이 또다시 이미지 정치에 현혹돼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파탄난 민생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도시락 배달로 서민 코스프레 하는 모습은 이미지 정치의 끝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이젠 당내에도 이미지 정치는 버려야 한다”며 “콘텐츠 정치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손혜원 "박지원 의원 목포시민에 사과해야"

손혜원 의원이 2월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손혜원 의원이 2월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한편 설 연휴에도 ‘손혜원 투기 의혹’과 관련한 정치인 간 SNS 공방전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선 손혜원 의원은 2월5일 설 당일 오후 3시까지 총 10건의 게시물을 올리며 적극적인 ‘SNS 정치’를 펼쳤다.

손 의원은 특히 ‘목포 투기 의혹’을 두고 대립한 바 있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겨냥한 글을 남겨 이목을 끌었다. 손 의원은 "목포역 근처 유달산 아래 주상복합 쌍동이빌딩이 흉물스럽게 자리 잡았다. 인구가 줄어가는 목포에서 분양될 리가 만무하고 미분양으로 텅텅 비어 있는 이 끔찍한 건물... 혹시 본인은 알지 못했다고 하시렵니까"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또 최근 박 의원이 설 연휴를 맞아 목포를 다녀간 것과 관련해 "새벽부터 주민과 악수하고 다니는 게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의 모두는 아니다"라며 “점점 감소해가는 목포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 목포 3선 의원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천만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웃 도시 순천, 여수를 보면서 목포 3선의원은 아무 죄책감도 없는지, 텅텅 비어가는 구도심을 보며 기껏 구상한 것이 유달산 턱 밑을 파고드는 고층아파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목포 3선의원은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며 목포시민들께 사과해야한다"고 촉구한 손 의원은 "이제 목포를 제대로 발전시킬 좋은 후배 정치인, 저와 함께 잘 찾아봅시다"라고 글을 맺었다.

손 의원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박 의원이 응전하지는 않았다. 박 의원은 2월5일 페이스북에 “설날 아침 뜻밖에도 아주 유명하고 존경 받는 분의 전화를 받고 기를 받았다”며 짧은 새해 인사를 남겼다.

한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5일 페이스북에 손혜원 의원과 관련한 언론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남겨 주목을 받았다. 홍 의원은 “KBS 저널리즘 토크쇼J에서 SBS의 손혜원 의원 보도를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탐사보도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점, 실제보도와 현장사실의 차이, 초기에 투기를 지적하고 이후 이해충돌로 바꾼 것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SBS의 ‘끝까지 판단’가 제대로 끝까지 팠는지 KBS의 질문에 답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