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 자랑하는 ‘청신호’(청년·신혼부부 주택) 공급”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4 11:00
  • 호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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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립 30주년’ SH공사 김세용 사장
“젊은 층 주택난 심각, 1~2인용 주택으로 해소”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서울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1989년 설립된 SH공사는 택지 개발과 주택 건설, 임대주택 공급·관리 등 주로 주택 사업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그 역할도 변하고 있다. 김세용 사장은 “아직도 집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힌 후 “그동안 임대주택이 메인이었다면 앞으로는 공간에 대한 질적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해 2년 차에 접어든 김 사장을 1월22일 SH공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 시사저널 최준필
ⓒ 시사저널 최준필

신년사를 통해 ‘공공디벨로퍼의 임무’를 강조했는데, 공공디벨로퍼로서 SH공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무엇이라고 보나.

“디벨로퍼(developer)는 토지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데, 공공디벨로퍼는 토지의 가치를 높여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SH공사가 그런 작업을 해야 한다. 놀고 있는 유휴지의 가치를 높이고 임대주택 주민의 편의를 높이는 일 등이 그렇다. 도로 위에 주택을 짓고 차량기지 위에 주차장을 만드는, 그런 창의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 가치를 얼마만큼 높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서울을 ‘콤팩트시티’로 개발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인가.

“서울은 600년 전에도 큰 도시였다. 인구가 집중하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규모가 점점 커졌다. 여기에 맞춰 개발한 게 20세기까지의 방식이다. 21세기는 다르다. 인구가 정체하고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교외가 몰락하고 도시가 압축되고 있다. 도시 압축 개발이 세계적인 현상이다. 서울도 그렇게 가야 한다. 서울 외곽의 그린벨트를 풀어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보다 도시 유휴지를 집적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도시 관리 측면에서도 신도시의 경우 인프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신도시는 4~5인 가족에 맞춰져 있다. 소위 말하는 핵가족이다. 지금은 핵가족 제도가 흔들리는 시점이다. 1인 가족이 늘고 있다. 여기에 맞게 도시도 바뀌어야 한다. 스마트하고 콤팩트하게 가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추진은 어떤가.

“정부에서 그런 정책을 펴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되는데, (신도시를 건설하는 데) 5~6년이 걸린다. 그때 타깃을 봐야 한다. 소요 비용과 주민 입장, 앞선 신도시에 미칠 영향 등을 따져볼 때 가성비가 있느냐를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 일본처럼 우리와 인구구조가 유사한 나라에서 신도시가 빈집화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인구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서울시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 반대한 이유는 뭔가.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 있는 그린벨트를 풀었을 때 늘어나는 호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신 보상금은 꽤 많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그 주변 땅값이 오른다. 그 돈이 강남 재건축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한국도시행정학회와 시사저널 공동주최로 ‘GOOD CITY FORUM’이 열렸다.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Good City’는 어떤 도시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도시에 사는 것은 대단히 부자연스럽다. 인류에 적합한 생활 방식은 아니다. 2015년에 유엔과 함께 일한 적 있는데, (당시 조사 결과) 인류의 절반이 도시에 살더라. 육지 면적의 2%만 차지하는 도시에서 말이다. 후진국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2036년에는 도시 인구가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면적은 그대로 2%에 불과하다. 도시 고밀화 양상을 보이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 도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한국이 교과서다. 그동안 모든 문제를 다 겪어 왔으니까. 좋은 도시는 사람이 몰려야 한다. 취업의 기회, 교육의 기회, 문화 향유의 기회, 도시가 그런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준다. 결국 앞으로도 도시는 그런 기회를 제공할 거다. 어떤 도시나 공기는 나쁘고 물가는 비싸다. 그럼에도 도시의 여전한 매력은 여러 종류의 기회를 준다는 거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보나.

“도시재생을 앞서 한 나라들의 문제의식과 추구목적이 뭘까.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결국 인구를 확보하는 거다. 그런데 인구 유인책은 양질의 일자리에 있다. 이 부분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다. 재생의 포인트는 물리적 인프라가 아니라 결국 일자리를 늘리는 거다. 일자리도 낙수효과가 있다. 가령 구글 본사가 들어오면 재생이 된다. 그런데 우리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경우 재생에 대한 합의가 아직은 약하다. 빨리 사회적 합의를 봐야 한다. 규제를 풀어주는 게 재생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서울과 지방은 다른 재생 모델로 가야 한다. 그런데 너무 비슷한 게 많다. 예전 새마을운동 때는 통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해야 한다. 앞선 다른 정부보다 잘해 나가고 있지만 자칫 보여주기식이 돼서는 안 된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조금 다르게 나가야 한다.”

도시재생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주민 없는 주민참여가 많은데 그래서는 안 된다. 성북구 재생 경험이 있다. 설계부터 주민이 했다. 주민이 어떻게 설계를 하느냐고 해서 8주를 가르쳤다. 참여 조건은 ‘이 동네에 살아야 한다’는 거였다. 설계 아이디어부터 주민이 내라고 했다. 이를 놓고 신나게 싸웠다. 그러면 사업이 된다. 전문가가 먼저 제시하고 공청회를 여는 방식은 안 된다. 주민이 결정하도록 투표를 했다. 그다음 조건은 ‘당신 동네니 뭐라도 내놔라’였다. 집에 있던 화분도 가져오고 별채를 커뮤니티센터로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내놔야 지원한다. 그러니 사업이 바로바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재생사업이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고 계획안을 만들어 공청회를 갖는다. 여기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치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 그러면 안 바뀐다.”

SH공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청신호(靑新戶)’ 프로젝트다. 청년과 신혼부부에 특화한 주택의 새 브랜드다. 젊은 층의 주택난이 심각한데,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1~2인용 주택을 지어 공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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