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NCC에서 개최될 가능성 커…“이벤트 잡혔으니 예약 취소하라”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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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 인접 호텔에 예약했는데 사흘 뒤 “취소하고 다른 호텔 선택해달라” 통보 받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예상장소로 베트남 국립컨벤션센터(NCC)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 곳과 인접한 호텔이 고객들에게 예약 취소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북미 정상이 NCC에서 처음 악수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시사저널은 2월9일 NCC 가든 빌라스 호텔에 3박 투숙 예약을 했다. 정상회담 기간(2월27~28일)을 감안해 2월25~28일로 투숙 기간을 잡았다. 그런데 2월12일 호텔 측에서 메일이 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호텔은 베트남 정부 소유입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갑자기 정치적 이벤트(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가 잡혔습니다. 그래서 해당 기간 동안 보안을 위해 호텔을 폐쇄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예약을 취소해 주시고 다른 호텔을 선택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사저널이 2월12일 NCC 가든 빌라스 호텔로부터 받은 메일. ⓒ 공성윤 기자
시사저널이 2월12일 NCC 가든 빌라스 호텔로부터 받은 메일. ⓒ 공성윤 기자

 

호텔 측은 NCC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밝히진 않았다. 그런데 정상회담 기간 동안 이 곳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이 예약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NCC가 회담장이 될 것이란 관측에 설득력이 부과되는 모양새다. 

NCC 가든 빌라스 호텔은 호수를 사이에 두고 NCC와 떨어져 있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도보는 1km에 불과하다. 기자는 2월13일 오후 여러 숙박사이트를 통해 NCC 가든 빌라스 호텔에 다시 예약을 시도했다. 기간은 전과 똑같이 2월25~28일로 잡았다. 하지만 예약 버튼이 활성화돼있지 않거나 ‘매진’이란 글만 떠 있었다. 

기자는 호텔 측에 전화를 걸었다. 관계자는 “그 기간(투숙 예약 기간)엔 방 예약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하다 전화를 끊어버렸다. 

NCC는 200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2010년 아세안(ASEAN) 정상회의 등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빅 이벤트가 열린 곳이다.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상징적 건물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6일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베트남이라고 발표한 뒤부터 NCC는 회담장 후보에 올랐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되면서 양국 정상들이 묵을 숙소와 회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담장으로 유력한 국립컨벤션센터(NCC).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회담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 연합뉴스
베트남 수도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되면서 양국 정상들이 묵을 숙소와 회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담장으로 유력한 국립컨벤션센터(NCC).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회담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 연합뉴스

 

한편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역시 회담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일부 언론은 “베트남 정부가 메리어트 호텔을 중심으로 반경 수 킬로미터 안에 있는 숙소에 더 이상 예약을 받지 말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현재 메리어트 호텔은 정상회담 기간 동안 예약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 외 반경 1km 이내의 호텔들은 여전히 예약이 가능했다. 메리어트 호텔이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쓰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예정된 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베트남이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베트남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지로 유력한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반경 수 ㎞ 이내 다른 호텔 예약을 보안상 이유로 전면 취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미·북정상회담 이후로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 여행사 관계자는 12일 "오늘 오전 JW메리어트 호텔 근처 숙소로부터 '앞으로 미·북정상회담 기간까지 예약을 받지 않을 것이며 이미 이뤄진 예약도 전부 취소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에서 JW메리어트 호텔 반경 수 ㎞ 이내 숙소 예약을 전면 취소하고 예약도 받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하더라"며 "미·북정상회담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숙박객을 통제할 방침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시에 따라 회담장과 가장 가까운 고급 호텔인 '하노이 NCC 가든 빌라스' 등은 현재 정상회담 주간에 예약한 투숙객들에게 취소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CC 가든 빌라스는 JW메리어트 호텔 바로 옆에 있으며 정상회담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립컨벤션센터(NCC) 내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 도시 발표 직후부터 JW메리어트 호텔에 대한 예약을 통제한 뒤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이날 베트남 정부가 근처 숙소까지 통제 대상을 넓힌 건 최근 JW메리어트 호텔이 정상회담 장소 혹은 정상 숙소로 최종 확정됐고, 그에 따라 보안 경호 방침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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