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발달장애인시설은 ‘장애인 복지’ 완성
  • 인천 강화=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9.02.18 14:49
  • 호수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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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다. 변화의 시대다. 시사저널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길을 묻다’ 특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 각계 원로(元老) 30인을 만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헤쳐 갈 지혜를 구하는 기획이다. 연재 순서는 인터뷰 시점에 따라 정해졌다. ⓛ조정래 작가 ②송월주 스님 ③조순 전 부총리 ④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⑤손봉호 기아대책 이사장  ⑥김원기 전 국회의장 ⑦ 김성수 前 대한성공회 대주교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는 한국 종교계를 대표하는 원로 가운데 한 분이다.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이념적 좌우 진영을 막론한다. 그가 대주교로 활동한 대한성공회는 국내 신도 수가 10만 명이 채 되지 않지만, 민주화의 산실 같은 역할을 했다. 성공회는 개신교의 한 교파다. 

청렴·헌신·소통은 김 전 대주교가 평생을 지켜온 삶의 기준이자 철학이다.

경기도 부천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연구소’ 개소식이 2010년 4월20일 교내에서 열렸다.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오른쪽 네 번째)는 김수환 추기경을 평생 가장 존경하고 사모했다. ⓒ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가톨릭대학교 ‘김수환추기경연구소’ 개소식이 2010년 4월20일 교내에서 열렸다.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오른쪽 네 번째)는 김수환 추기경을 평생 가장 존경하고 사모했다. ⓒ 연합뉴스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는 요즘 노인 발달장애인시설 ‘나린하우스’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역시 국내 최초다. 나린하우스가 완성되면 발달장애인 복지는 외견상으론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완성된다. 그런 이유로 김 전 대주교에게 있어 나린하우스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필생의 사업’이다. 

“여기서 일한 친구들이 정년이 넘으면 갈 곳이 없어요. 복지국가 실현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에 노인 전용 발달장애인시설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김 전 대주교는 각박한 현실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안타까워했다. 노인 발달장애인은 현재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반 노인 시설엔 들어갈 수 없으며 반대로 장애인시설엔 나이 제한 때문에 입주를 제한받는다. 

“발달장애인은 특성상 비장애인에 비해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요. 30대 후반부터 비장애인 노인에게 나타나는 질환이 발견되기 시작하죠. 현재 발달장애인의 32.4%가 40대 이상이에요. 해가 갈수록 비율이 계속 늘고 있어 걱정이에요.”

사업을 위해 김 전 대주교는 땅을 내놓았다. 정부가 연간 운영비 1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준공까지 가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32억3000만원에 달하는 건축 및 기자재 구입비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우리마을은 6월 중 설계를 끝마쳐 내년 4월엔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내년 9월엔 국내 최초로 노인 발달장애인 전문시설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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